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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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작가의 장편 소설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2002년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품이다.


"어떤 작품이기에 그런 대단한 상금을 받았을까?"


문제는 1억 원 고료 국제문학상 수상작품임에도 불구하고 20년간 출판하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결국 최인은 2020년 도서출판 글여울을 창립하고, 이 작품을 자신의 출판사 이름으로 내게 된다.


국제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빠르고 참신하고 재미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었지만, 가볍고 스피디하고 파격적인 표현으로 일관되었기 때문에 20년간 출판업계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던 작품이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수백 회 이상 탈고를 거치며, 2021년 초판이 발행됐고, 2023년 5월에 개정판 1쇄가 발행됐다.


'23년 공을 들인 작품을 잘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을까?'


작가는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이 책을 내며 상금 5000만 원의 비밀 풀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 책의 표지에는 69개의 비밀이 있으며, 이것을 푸는 첫 번째 독자에게 5,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연인이나 커플, 부부가 도전할 경우는 비밀 3개를 면제해 준다는 특전도 있다.


"5,000만 원? 적은 돈이 아닌데…. 한 번 도전해 볼까?"

책을 펼쳤다.


표지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자세히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빠른 전개가 이어졌다. 성적 표현도 상당히 노골적이어서 그동안 이 책이 왜 출간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갔다.


책의 주인공은 '모제'다. 27세의 '모제'는 가출 소녀를 찾아내 구제하는 일을 하는 형사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가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소녀들 못지않게 쾌락을 즐기지만, 모제의 마음속엔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선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많은 여자 중에 모제는 '유리'를 잊지 못한다. 유리는 갑자기 이별 통보를 하고 모제를 떠났다. 모제는 유리를 잊지 못하고 찾아다닌다.


유리를 찾아다니던 중 모제는 '유토피아'라는 나이트클럽을 가게 됐고, 그곳 집주(지배인)의 안내를 받아 vip 대접을 받으며 '유토피아'를 둘러보게 된다. '유토피아'에는 총 40개의 방이 있고, 각각의 방들은 신화에 나오는 신과 유명 인물을 모티브로 했다.


그다음은 역사 속에서 저주받은 황제, 왕, 지도자들 방입니다. 로마의 다섯 폭군, 이스라엘의 왕 헤롯, 유다의 왕 므낫세, …, 히틀러, 무솔리니 방이 있지요.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히로히토 일본 천황이 끼어 있습니다. p.92


워낙 빠른 전개와 파격적인 성적 표현이 많은 책이라 읽는 중에 우리나라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걸 잠시 까먹었었다. 히로히토 일본 천황의 방이란 말에 어느 나라 작가였지? 하며 다시 표지를 보게 됐다.


집주를 따라 모제는 '유토피아' 나이트클럽의 지하세계를 탐험하고, 집주는 다 둘러본 후 모제에게 이야기해 준다.


"모제 당신은 10인의 의인 중 9번째 의인이라는 사실을…."

이 부분에서 영화 '신과 함께'가 떠올랐다.


현실로 돌아온 모제는 유토피아에서의 기억을 잃는다.


9번째 의인인 모제는 기억을 찾고 인류 문명을 구원할 수 있을까?

책의 처음부터 찾아헤맨 '유리'를 찾을 수 있을까?


480쪽에 이르는 장편 소설이지만,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끝나는 순간까지 스피디한 전개에 빨려 들어가듯 읽힌 책이다.


수백 회 이상 퇴고의 힘일까?


방대한 양의 참고문헌을 토대로 쓰인 『문명, 그 화려한 역설』은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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