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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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가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로 불린다.


1955년 건설노동자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존 그리샴의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다고 한다.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였고, 1981년 미시시피 올미스 법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졸업과 동시에 사우스 헤븐에 법률사무소를 차리고 약 10년간 근무하며 범죄 변호와 개인 상해 소송을 전담했다.


1984년에는 미시시피주 하원 의원으로 선출되어 1990년까지 역임하였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그는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고, 사형제 반대 주장을 계속 어필했다. 그런 그의 성향은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89년 '타임 투 킬'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한 그는 초판 5000부로 시작했지만, 이 작품 탈고와 동시에 집필을 시작해 1990년에 나온 '더 펌(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은 출간되기도 전에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판권을 사들였고, 출간 후 그 책은 전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해부터 존 그리샴은 주 의원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 쓰는 일에만 전념하여 2022년까지 쓴 '법정 스릴러' 41권 전부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도 활발히 창작활동 중인 그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2023년 1월 발간된 정통 법정 스릴러 『수호자들』도 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존 그리샴은 오클라호마주에서 어떤 사건을 조사하다가 센추리온 재단이라는 표시가 붙은 서류 상자를 우연히 발견했다. 그 당시 그는 무고한 죄수 석방 운동에 관해 관심이 없었고, 센추리온에 관해서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센추리온 재단이 궁금했던 그는 사무실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재단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센추리온 재단은 제임스 맥클로스키가 교도소 목사로 일하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한 재소자를 만나게 되고, 제임스가 그 재소자의 무죄를 밝히고 석방시키는 데 성공한 뒤 다른 사건을 이어서 맡게 되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63명의 사람이 센추리온 재단 구성원 덕분에 자유를 되찾았다.


『수호자들』의 줄거리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텍사스에서 복역했던 조 브라리언이라는 재소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30년 전 조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썼다. 범죄가 일어났던 시각 조는 범죄 현장에서 2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에 있었지만, 한 전문가가 조의 자동차에서 발견된 낯선 플래시의 렌즈에서 발견된 작은 얼룩이 희생자의 피라고 하는 추측성 발언 때문에 조는 범인으로 낙인찍힌다.


『수호자들』에 나오는 주인공 포스트는 목사이자 변호사의 직업을 가졌다. 그는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무죄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포스트는 1시간 44분 후에 억울하게 사형당할 운명의 듀크 러셀과 22년째 무죄를 주장하는 남자, 퀸시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종횡무진한다. 퀸시는 주변 사람들의 추측성 발언으로 범인으로 지목되어 22년간 옥살이를 한다. 포스트는 추측성 발언을 했던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사실을 증언해 달라고 한다.


23년 동안 교도소 음식을 먹어 온 퀸시는 이 식당의 끔찍한 음식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 그는 샌드위치와 감자튀김이 먹고 싶다고 말한다. p.500


퀸시는 준과의 만남으로 받은 감동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다. 너무 오래 그리고 깊이 그녀를 미워했던 그는 자신이 그녀를 그토록 빨리 용서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자리에 앉아 그녀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무엇이 그에게 다가왔단다. 어쩌면 그건 성령이었는지도 모른다. 순간 그는 더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신에게 그의 모든 증오를 가져가 달라고 빌었다. p.501


마지막에 퀸시는 풀려나게 된다. 그 장면이 압도적이다.


아무 잘못도 없이 22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만든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웠을 텐데 퀸시는 무덤덤하다. 그 세월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2년이란 세월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 실화의 주인공인 조가 생각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상황에서 퀸시나 러셀의 마음은 어떨까? 상상할 수가 없어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였을까? 퀸시나 러셀의 마음을 나타내는 부분은 찾기 힘들었다. 많은 부분이 포스트가 그들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수 싸움을 하는 장면이었다. 밀고 당기는 수 싸움을 할 때는 심장이 쫄깃해지며 영화보다 훨씬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데 30년을 짓지도 않은 죄 때문에 감옥 살이를 해야 했던 조를 생각하니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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