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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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를 '몰리에르의 언어'라고 표현할 만큼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프랑스 고전 희곡의 완성자라 불리는 몰리에르.

그는 17세기 파리에서 명성을 떨치며, 루이 14세의 후원으로 왕실 소유인 팔레 루아얄 극장의 사용을 허락받았다.

1664년 몰리에르는 『타르튀프』라는 작품을 공연에 올린다. 위선적인 거짓 종교인의 모습을 앞세워 당대 고위 성직자의 이중적인 모습을 풍자한 작품 『타르튀프』를 본 타락한 성직자들은 자신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 작품에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고, 결국 공연은 금지된다.

이에 몰리에르는 국왕에게 여러 차례 청원서를 보냈고, 제목과 일부 설정을 고쳐 1669년 왕의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공연을 올린다. 공연의 시작과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둔 작품 『타르튀프』.

오르공 : 이 세상 그 무엇도 한낱 미물로밖에 보이지 않게 돼. 그래, 그분과 함께하면서 난 완전히 달라졌어. 그 어떤 것에도 애정을 품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시고 내 영혼을 모든 애착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셨지.

이제 나는 내 형제나 자녀, 어머니, 아내가 세상을 떠나도 전혀 염려하지 않게 될 걸세.

클레앙트 : 매형, 그것은 인간이라면 느껴야 하는 감정이에요! p.29

클레앙트 : 매형 같은 분들이 항상 하는 소리죠. 남들도 자기들처럼 눈이 멀기를 바라는 거니까요. 바르게 볼 줄 아는 눈이 있고 거짓된 태도를 멀리하며 성물을 숭배하거나 맹신하지 않으면 곧바로 무신앙이라 손가락질하죠. p.31

오르공은 교회에서 만난 타르튀프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의 궁핍한 처지와 됨됨이에 대해 듣고 경제적인 도움을 준다. 타르튀프는 받지 않겠다고 하며 오르공이 돌려받지 않겠다고 하면 그 돈을 가난한 자들을 찾아가 나눠줬다. 오르공은 그런 타르튀프에게 흠뻑 빠져 하늘의 뜻을 따라 타르튀프를 집으로 들인다.

눈에 뭐가 씐 오르공을 제외한 가족은 타르튀프를 좋게 보지 않는다.

타르튀프는 점점 본성을 드러낸다. 본성을 드러내는 부분도 재미있다.

도린 : 아가씨처럼 이런 상황에서 한가한 소리나 해대는 사람 마음은 신경 안 써요. p.54

도린 : 주인님, 세상만사가 이렇게 돌고 도네요. 아까는 남들 말을 안 믿어 주시더니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되셨네요. p.137

이 작품 중 '도린'이라는 시녀의 대사는 막힌 목을 뚫어주는 듯한 시원함이 있다. 낮은 계급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도린.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17세기에 '도린'을 보며, 21세기 MZ 세대가 생각나는 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매력적인 캐릭터에 반전 있는 내용의 『타르튀프』는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그동안 고전이라 하면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풍자했는지? 이런 부분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타르튀프』는 인물의 대사에 모든 걸 녹여내며,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작품은 산문이 아닌 운문 희곡으로, 모든 문장을 12음절로 구성하고 두 행마다 각운을 일치시키는 '알렉상드랭'이라는 시행의 특징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운율 덕분에 원문의 문장들은 짧지 않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소리 내어 읽었을 때 통통 튀는 리듬이 살아나 읽고 듣는 재미가 있다. p.160

옮긴이의 글 중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르튀프』는 운율이 느껴지지 않는다. 운율은 느껴지지 않지만 직설적인 화법을 쓰는 주인공의 대사가 속을 시원하게 한다. 프랑스어를 할 수 있다면 원작을 읽어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쉽게 읽혔던 고전.

몰리에르라는 사람을 모르고 있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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