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아 오언스는 생태학자로서 일흔이 다 된 나이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첫 소설을 발표했다. 이 책은 출간 반 년 만에 밀리언 셀러가 되었고, 38주 연속 아마존 종합 1위, 178주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는 등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며 델리아 오언스를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만들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읽으며 생태학자로 습지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쓸 수 없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녀의 다음 책이 나오면 꼭 사보리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살림출판사에서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의 초기 대표작이라는 『칼라하리의 절규』를 이경아 옮김으로 출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언스 부부의 초기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칼라하리의 절규』는 오언스 부부가 미국 조지아 대학의 대학원생으로 만나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1974년, 야생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아프리카 보츠와나 공화국의 야생 오지로 들어가 7년 동안 생활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20대 신혼부부가 침낭 두 개, 텐트 하나, 간소한 취사도구, 옷과 카메라, 달랑 6,000달러를 손에 쥐고 아프리카 원주민들도 살고 있지 않은 칼라하리 평원으로 들어간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그들은 어떻게든 연구를 해야 했고, 기록을 남겨야 했다.
어디나 전기가 들어오고,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콸콸 쏟아지던 도시를 떠나 사람의 흔적조차 없는 오지에서 그들이 겪은 이야기는 한순간도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가지고 간 돈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끊임없이 연구비 걱정을 해야 했고, 거기서 보내는 7년 동안 마크의 어머니와 아버지, 델리아의 아버지와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