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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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세기에 철학자로 활동했던 소크라테스는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더불어 세계 4대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민주주의를 반대하다 죽임을 당한다. 그 당시 아테네는 직접민주제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그는 직접민주제가 타락하면 중우정치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아테네가 믿는 신을 우습게 보고, 새로운 우상을 섬기면서 무신론자, 청년들을 타락시킨 자로 고발되어 재판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소크라테스는 평생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상과 많은 말들이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는 건 훌륭한 제자들 덕분이다. 그중 플라톤은 수많은 책을 쓰며 스승 소크라테스에게서 배운 것을 풀어놓았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같은 책에서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진짜 소크라테스의 말이겠으나, 어떤 책에서 나오는 그의 말은 플라톤의 말인지 소크라테스의 말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초역 소크라테스의 말』을 엮은 이채윤은 그 점에 유의해서 소크라테스가 했을 법한 진짜 그의 말을 고르고 골라 책을 엮었다고 한다.

책은 12개의 챕터로 소크라테스의 말을 정리해 두었다.

우리 둘 중 어느 누구도

글쎄, 우리 둘 중 어느 누구도 정말 아름답고 좋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그보다 더 잘 살고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내가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chapter1. 지혜란 무엇인가, p.33

나는 세계의 시민

나는 아테네인이나 그리스인이 아니라 세계의 시민이다. chapter7. 시민의 권리, 자유와 의무에 대하여, p.214

겉사람과 속사람이 하나가 되게

내면의 영혼에 아름다움을 주소서. 겉사람과 속사람이 하나가 되게 하소서. chapter11. 죽음과 영혼, 그리고 신에 대하여, p.323

행복의 비결은

행복의 비결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덜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있다. chapter12. 무엇이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인가?, p.372

지혜와 통찰력을 얻으려면

숨 쉬고 싶은 만큼 지혜와 통찰력을 원할 때 비로소 그것을 얻게 된다. chapter12. 무엇이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인가?, p.397

소크라테스의 말 중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알려지고 화자되고 있는 건 지혜에 관한 말이 아닐까 한다.

"똑똑한 사람은 모든 사물과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미 모든 답을 가지고 있다."라는 이 말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한 일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 마치 그 분야에서는 내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그럴 때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 철학 책을 읽는다. 하지만, 어렵게 쓰인 책은 펼쳐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책은 책장에 꽂혀있는 것으로 책의 역할을 다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내용이라도 편집을 어떻게 했느냐, 번역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12개의 챕터 제목대로 소크라테스가 했을 법한 말을 엮어 둔 『초역 소크라테스의 말』을 읽으면, 역자가 굉장히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철학 책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문체와 편집 방식이 눈에 띄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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