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1828~1905)은 19세기 프랑스 작가다. 그는 과학자도 기술자도 아니었지만 20세기 과학발전에 영감을 준 작가로 손색이 없다. 불가능해 보일 수 있는 일에 기존의 지식과 추론을 적용해 독자로 하여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다.
그가 성공을 거둔 것은 아동도서 출판업자와 손잡은 결과였고, 쥘 베른은 아동 시장을 겨냥해 글을 쓰기도 해 아동용 판타지 작가로 알려지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동문학가로 여겨지지 않는다. 과학기술 전문 잡지가 그의 작품을 연구 분석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최근 유네스코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쥘 베른은 외국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 순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걸로 밝혀졌다.
<지구 속 여행>,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지구에서 달까지>, <달나라 탐험>, <신비의 섬>,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의 그의 작품은 어린이 문고로도 많이 나와 있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책을 받는 순간 400쪽에 가까운 두께를 보고 내가 어릴 때 봤던 그 책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어릴 적 기억으론 영국 신사가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내기를 했고,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하루 일찍 도착했더라는 줄거리였다. 그 당시엔 왜 하루 일찍 도착했을까? 이해하지 못했다.
이십여 년 지나 이 책을 다시 보니 필리어스 포그(주인공) 이외에도 파스파르투(프랑스 하인), 픽스(형사), 아우다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개개인의 특징이 너무 잘 드러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