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다.
2부에 있는 '이마를 짚는 손'에서는 이런 비유를 하고 있다. '그것은 타인의 손이면서도 이미 타인의 것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난다. 어릴 적 감기에 걸려 열이 났을 때, 배탈이 나 배가 아플 때 어머니가 배를 문질러 주거나 이마에 손을 한 번 얹는 것만으로 마음에 안정을 찾고 스르르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내게도 있다. 의학적으로 알약이 훨씬 효과가 있었겠지만, 약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어머니라는 존재가 채워줬던 것 같다.
4부까지 이어지는 책에선 이어령이 생각하는 어머니를 통해 나와 내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어릴 적 좋았던 기억, 안타까웠던 순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되돌아보며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책.
어머니가 되고 나서 읽었기에 더 와닿았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