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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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d몬은 코로나가 한창일 2020년 네이버 웹툰 『데이빗』으로 데뷔했다. 그는 『데이빗』, 『에리타』, 『브랜든』 이렇게 '사람 3부작'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생각한 세계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해를 해준다고 했잖아! 그럼 지금의 내 상황도 같이 이해를 해줘야지.

이해는 내가 해줄 수 있지만 납득은 네가 시켜줘야 한다.

네 처지를 이해해 주는 건 나의 재량이지만 그 처우를 어찌할지에 대해선 네가 증명해야 할 문제다.(p.25)

기쁨 슬픔 두려움 고독함 모든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에 감정을 나눌 상대가 필요하지 않고 그렇기에 무리를 짓지도 서로의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각자가 관심을 가진 분야에만 몰두할 뿐. 종족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특이사항 정도만을 공유하는 것이 전부다.(p.57)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며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은둔생활을 하는 주인공 브랜든은 어느 날 다른 세계로 가는 포털의 문을 발견하고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서 그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 ' 올미어'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세계에서 올미어는 자신을 사람이라 칭한다. 그러면서 브랜든에게 사람의 조건을 하나하나 되짚어 준다.

사람이라면 감정의 연결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 때문에 소리로 표현하지 않아도 또는 종이 달라도 감정의 공유만 가능하다면 기본적인 의사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끼리는 동일한 능력의 연결로 의사소통만이 가능하고 상대의 감정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지만, 사람이 아닌 생물의 감정과 연결에 따른 의사소통의 유무는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에 의해 감정이 조종당하는 브랜든을 보고 올미어는 말한다.

"나에게 감정을 조종당하는 브랜든 네가 어떻게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너 스스로 사람임을 증명해 보이라고 말이다.

스스로 사람임을 증명해 보이라는 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그런 질문을 누군가에게 받았다면 무슨 수로 사람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사람임을 증명하려면 무엇이 사람이다.라는 명제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올미어처럼 말이다.

올미어와 같은 종족은 자신의 감정조차 조절하지 못하는 브랜든을 벌레 같은 존재라고 치부해 버리지만 올미어는 자기의 관심분야기 때문에 브랜든을 살피고 있을 뿐이다. 어째서 벌레와 같은 존재가 사람으로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걸까? 궁금증에 관찰하며 정보만 자신의 종족과 나눌 뿐이다. 그런 호기심은 끝내 자신을 파멸로 이르고 만다. 브랜든이 올미어를 죽이고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브랜든은 다른 세계에 있을 땐 사람이라 생각지 않았던 올미어를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고 지긋이 나이가 들어 사과를 하기 위해 포털로 들어간다.

그 이후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로 예쁜 건 아니지만 빨려 들어갈 듯한 흡입력 있는 그림체로 그려져 내용과 잘 조화가 된 듯하다. 부담 없이 읽기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브랜든』.

재미는 잘 모르겠지만, 여운이 남는 책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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