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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 산책길에 만난 냥도리 인문학
박순찬 그림, 박홍순 글 / 비아북 / 2022년 1월
평점 :
책 표지는 글 보다 귀여운 캐릭터가 먼저 눈에 들어와 인문학 책인데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작가 박홍순은 청년 시절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겪은 수형 생활 중 만난 '장자'를 계기로 동서양의 고전을 섭렵하며 인문학이 어떻게 독자의 삶 속에서 구체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던 중 박순찬이 그린 '냥도리'라는 캐릭터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탄생한 책이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책은 작가가 생각한 시대정신을 바꾼 대표 15명의 이야기가 있다. 고대국가와 중세 사회의 인물로는 소크라테스, 공자, 토마스 아퀴나스, 단테 알리기에리,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근대사회 인물로는 장 자크 루소, 아이작 뉴턴,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현대사회 인물로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 시몬 드 보부아르, 체 게바라,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자크 데리다, 총 15명의 철학자, 과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인물을 다루고 있다. 작가가 알고 있는 만큼 많은 이야기를 쓸 수도 있었겠지만, 짧고 간결한 글로 위트 있게 쓰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책의 마지막에는 읽으면 좋고, 안 읽어도 그만이라는 도슨트 투어 부분이 있다. 도슨트 투어에는 그림에 담긴 의미, 본문에 나타내지 못한 알면 더 재미있는 배경지식 등을 모아두었다.
그림책보다는 글 책에 익숙한 독자 입장에서 처음엔 그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글 밥만 읽고 넘어갔는데, 한 번을 다 읽고 도슨트 투어까지 보고 나니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천천히 그림에 집중하며 봤는데 도슨트 투어에서 배경지식을 더 얻어서일까? 처음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더 보이기 시작하자 내용이 훨씬 풍부하게 느껴졌다. 읽는 사람의 배경지식에 따라 깊이감이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초등학생도 충분히 볼 수 있을 만큼 글 밥은 많지 않지만 그림과 어우러져 생각해 볼 만한 것이 많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