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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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은 작가가 되고 난 뒤에 호랑이 이야기를 쓰는 것이 그의 숙명이라고 생각한 사람이다. 호랑이의 역사가 우리 조상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호랑이는 숱한 신이 되어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조상들을 위로해 주었다고 생각해 1990년부터 많은 호랑이 이야기를 소설로 썼는데, 너무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작품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앞잡이 노릇을 한 조선인 사냥꾼들에게 죽어간 호랑이 이야기였는데, 민족의식이 너무 강하다 보니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동화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우리는 호랑이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고, 작가 이상권은 우리 교과서에서도 호랑이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2021년 8월 조선 호랑이 멸종사를 밝힌 '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을 냈다. 몇 달 전 위험한 호랑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 호랑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상권 작가는 정말 많은 연구와 자료를 수집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 그가 호랑이에 관한 책을 또 냈다니 내용이 정말 궁금했다.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는 한밤중에 숲속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호랑이가 들려준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의 주인공 호랑이인 허산은 백호로 태어나 검은 늑대 무리에 쫓겨 마을로 내려와 개 젖을 먹고 사람 손에 자랐다. 주변 동물들은 백호가 앞으로 산신령이 될 운명이라 얘기하지만 정말 허산은 아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허산을 만나는 모든 사람과 동물은 홀린 듯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는다. 백호 허산은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라는 것 이외에 다른 말은 하지 않지만, 허산을 만난 사람과 동물은 해결책을 찾고, 고마워한다.

책은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어려운 문장 없이 술술 넘어간다. 그러면서 감동과 해학이 존재한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많이 떠오를 거야. 꿈이 생겨난다는 뜻이지.라는 부분은 이 책을 아주 잘 정리한 문장이다.

총 215페이지로 되어 있어 짧지 않지만, 내용이 재밌고 쉬워 초등 3~4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동화인 듯하다. 중학생이 읽어도 괜찮은 책이라 생각될 정도로 나이에 맞게 그냥 읽어도 좋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도 있는 동화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 이상권의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구나! 그런데 훨씬 대중적이고 받아들이기 쉽게 쓰여 멋진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닌듯하다. 이 책은 2021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으로 새 교과과정 교과서에 수록된다고 하니 작가는 그의 꿈을 이룬 것이리라. 호랑이라는 콘텐츠로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는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드디어 교과서에 수록되는 작품

을 쓴 작가 이상권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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