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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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손현주는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청소년 소설은 일반 장편소설보다 내겐 편하게 읽힌다. 등장인물도 많지 않고, 주는 메시지가 정확히 드러나 있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듯하다. 가짜 모범생도 장편소설이지만 200page가 조금 안되고 등장인물도 한 가정(엄마, 아빠, 쌍둥이 아들)과 친구, 이모 등으로 몇 명 되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엄마의 욕심으로 쌍둥이 둘을 엄친아로 키워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마의 꼭두각시가 아닌 자아를 찾아가기 위해 방황과 갈등을 겪어가는 상황을 그려낸 소설이다. 거의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가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각자 어떤 선택을 해나가는지 그리고 또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읽다 보면 왜 주인공을 쌍둥이로 했는지 이해가 되고,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주인공은 가짜 모범생이 아닌 진짜 모범생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손현주는 제일 마지막 페이지 창작 노트에 "교육 학대는 폭력이다."라는 말을 쓰고 있다. 우리 사회는 '교육 학대'에 대해 무감각하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학대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라고 이야기한다. 강요에 의한 교육은 아이들을 정신적 억압의 상태로 몰고 가 '분노 조절 장애'라는 내적 괴물을 만들어 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폭발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켜 좌절을 주기 때문에 학교 성적으로 서열을 매기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재능으로 박수갈채를 받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격한 공감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중 교육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뉴스에 나오는 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자식 교육을 생각해 보지 않고 키우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정답이 있지는 않을까? 여기저기 책과 전문가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도 나오는 '돼지엄마' 혹시 그 사람은 정답을 알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다 보면 아이는 벌써 커 있다. 아이가 어렸을 땐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들도 커감에 따라 성적에 연연해 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 아이 하나 키우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을 안 해 본 부모는 많지 않을 듯하다. 아이의 성적 아이의 스펙이 엄마의 위치가 되는 그런 세상. 아이를 위해서라면 부모는 무조건적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생각들. 쉽지 않지만 부모도 그들의 부모에게는 자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식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나게 한 소설이었다.

하나, 두 아이에게 종속된 삶이 아닌 나로서 누구의 엄마, 아빠로서의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소설이다. 자기의 위치를 알아야 할 청소년들에게도 그런 청소년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읽어도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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