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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글쓰기
탁정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명상하는 글쓰기의 작가 탁정언은 1987년 문단에 등단한 후 지금까지 글을 써오고 있다. 문단 등단 후 첫 책인 『매일 사표 쓰는 남자』가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고, 장편소설, 동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숙명여대 홍보 광고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글을 쓰면서 번아웃이 올 무렵 명상을 시작하며,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하는 내면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왔고, 지금은 명상과 글쓰기를 접목하여 명상하는 글쓰기 수행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작가 탁정언은 명상을 시작하고 앎이 깊어지면서, '나'를 경계로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 두 개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부 세계는 외부 세계보다 훨씬 거대하며 '나'를 '나라고 생각하는 자아'와 '진정한 나'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 생각과 감정이 바로 '나'라고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화 감정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고요하게 자신을 지켜보는 의식의 주인이 되는 것 바로 그것이 명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를 객관화하는 의식의 확장은 곧 '나'의 확장을 가져온다.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의 어딘가에 상처로 남아 있을 정체불명의 우울과 두려움도 이해되기 시작하고 이해되면 연민의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를 우리는 치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글로 '나'를 밝히는 시간, 생각보다 엉성한 '나', 앎에 대하여, 알아차림 글쓰기, 치유 혹은 변화 총 5장으로 되어있다.
마지막 장에서 작가 탁정언은 자신이 명상하는 글쓰기를 하며, 담배와 술을 끊고, 불면증도 치유되고, 다이어트까지 성공했다고 한다. 명상을 하며 나를 알아가다 보니 내 안의 에고와 내가 분리되고, 그런 에고를 이해하니 연민이 느껴져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도서관과 관공서에서 하는 글쓰기 수업 강좌를 들어보면 보통 첫 강의 숙제는 '나'에 대한 소개 글을 써보는 것이 많다. 처음 이 숙제를 받았을 때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글로 나타낼 것인가에 대해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고, 저럴 땐 저렇게 이런 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숙제를 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가끔은 작가 탁정언의 말처럼 나를 객관화시켜 보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았다. 그런데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의 치유가 되는 걸 느끼기도 한다. 작가는 거기서 머물지 말고, 에고와의 동일시를 끊음으로써 '나'를 제대로 객관화시켜 보고,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분명히 변화가 올 것이고, 그것이 명상의 힘이라고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19년 전부터 해온 명상으로 변화와 치유를 경험했기에 독자들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알리고 싶어 쓴 책이라는 것이 읽는 내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