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의 덫
김명조 지음 / 문이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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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명조는 법무사이자 소설가이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규학력을 갖지 못했고, 사법시험도 포기해야만 했다. 시험을 포기하고 1987년 법원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와 등기소, 대법원 등에서 근무하다 1995년 김명조 법무사 사무실을 차렸으며, 1992년 제1회 계간문예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서의 삶도 살고 있다.

이 소설은 부정부패가 심한 정치권과 사회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는 강력계 형사 유진하의 이야기이다. 한 나라가 망하는 데는 정치권의 부정부패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조선의 역사도 그랬고,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우리보다 잘 사는 국가로 우리를 지원했던 필리핀, 캄보디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 같은 나라들도 부정부패로 인해 지금은 그 당시만큼 잘 살지 못한다. 모두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는 있지만, 막상 본인에게 위기가 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다. 작가 김명조는 마이더스의 덫이란 소설이 이 나라가 회생하는데 작은 지렛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주인공 강력계 형사 유진하는 굉장히 곧은 사람이다. 능력 있고, 자기 관리도 확실한 사람이지만 어떤 사건 때문에 윗사람에게 잘못 보여 작은 동네로 좌천된다. 주변 경찰들도 유진하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알지만 목소리를 내었다간 자신도 같은 운명이 될까 봐 쉬쉬하며 지낸다. 그렇게 쫓겨나듯 발령을 받은 영포라는 동네에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유진하 형사가 맡게 된다. 하지만 며칠 만에 너무 쉽게 해결되고, 유진하 형사는 직감적으로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 그러나 직감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해결하려 고군분투한다.

이 소설은 참 잘 만들어진 영화 같다. 소설가의 직업이 법무사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용의자들을 불러 모아 취조하는 장면의 묘사가 너무 세밀해 책을 읽는다기보다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었다. 주인공 형사와 용의자들의 심리묘사를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글로 쓸 수 있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이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장편소설이지만,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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