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모두 3부, 239page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어느 사건에 대한 기록으로 이 책을 쓰게 된 계기, 이야기꾼 소년과의 만남, 그리고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삼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2부에서는 사라지기 전 삼촌이 이야기꾼 소년 미로와 만난 후 기록해 둔 미로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자세히 담겨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꾼 소년 미로가 사는 세상.
소년이 사는 호수 세계는 우리 세계처럼 '나라, 국가, 시, 도, 대통령, 총리' 심지어 '경찰, 교사, 우편배달부' 같은 직업도 없다. 각 호수마을마다 지도자 역할을 맡는 사람(촌장)이 있긴 한데, 촌장이라고 해서 명령을 내리거나 권력을 가진 것이 아닌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서 사회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100곳이 넘는 호수 주변으로 사람들은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는데, 모든 호수 마을에는 '이야기꾼'이 있다.
이야기꾼은 마을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과 전설을 알고 있고, 다른 마을로 여행을 다니며 다른 마을의 전설과 이야기도 알고 있다. 이야기꾼은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해 후계자를 길러내는데, 이야기가 끊기는 것을 호수마을 사람들은 가장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에 후계자를 길러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야기꾼 후계자는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꾼이 되려는 아이가 마음을 먹어야 하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로는 열한 살 때 이야기꾼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때 처음으로 스승 이야기꾼과 함께 호수 세계 여행을 떠났다.
이제부터 이야기꾼 미로가 다녀온 호수 세계 여행의 기록이 펼쳐진다.
3부는 외삼촌의 기록을 덮으며라는 글로 마무리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왜 천세진은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작가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길가의 풀 하나하나도 그냥 넘어감 없이 이름을 지어주며 설명까지 하는 세심함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바오밥 호수마을', '모래 들판의 별호수', '두 얼굴 호수마을', '반딧불 호수마을', '개밥바라기 호수마을', '소리 호수마을', '그리움 거울 호수', '소금 기억 호수' 등
각 호수마을의 이름만 보더라도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생각하며 이 글을 썼는지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