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인간의 터전 속에는 세 가지가 합쳐진 상품이 남게 될 거라고 본다.
오래된 공원과 빈터, 현대의 자연보호 구역과 습지와 공지, 미개발 상태로 남은 임의의 공간들이 그렇다.(p.27)
교외에서 산다는 것은 변화를 안다는 것이다.(p.34)
내 친구가 "현대 시스템 망 속의 틈"이라고 부르는 이런 특별한 공간을 찾는다면 자연과 단절되지 않을 수 있다. 그곳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도 같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p.35)
이 첫 번째 이야기를 필두로 다음 이야기들에선 '빈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빈터는 현대의 문화가 결코 잃으면 안 되는 친밀감과 교육의 원천이며, 우리가 자연을 접한 장소는 대개 일종의 빈터고 거기엔 근접성, 야생, 비밀스러움, 가능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마당, 놀이터, 근처의 물가나 숲을 찾았다.
그런 빈터에서 모험을 상상하고, 요새를 짓고,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런데 이런 빈터가 주변에서 사라진다면 우리는 경험의 멸종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알다시피 문제는 아이들이 작은 에덴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에덴 자체가 제거된 것이다.(p.55)
이 경험의 멸종이라는 글을 읽는데, 문득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떠올랐다.
'죠스' 감독으로 잘 알려진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렸을 때 집 가까이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어서 놀이터처럼 수시로 드나들며 상상력을 키웠다고 하는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만큼 우리 주변의 환경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요즘 마을과 함께하는 생태치유학교 활동을 시작하며, 내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게 된다.
동네 주변으로는 인천대공원과 장수천, 소래습지 생태공원까지 자연과 친화적인 공간이 아직 존재한다.
나이가 들기 전까지 이런 자연환경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얼마 전 소래습지 생태공원 입구에 물류센터 짓는 것을 반대하자는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빈터와 자연, 습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지 못했었다. 그냥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교통량이 많아져 불편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반대 서명에 참가했었다.
참가하고 얼마 있지 않아 접한 책이 네이처 매트릭스다.
이 책을 접하고 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