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해방기를 배경으로 한 밀정 첩보물인데 작전혼으로 만난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진짜 부부가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냉정한 밀정 배능서에게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는 박성안의 다정함이 설레면서도 애틋했고 시대물 특유의 긴장감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선이 정말 몰입감 있게 그려져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선 넘을 듯 말 듯한 관계 묘사가 특히 일품이에요.
돈 남기고 간 거 보고 빡쳤는데도 좋아하는 마음은 못 버리는 송지수가 진짜 너무 귀여워요. 강영운은 츤데레지만 확 빠지면 진심인 타입이라 후반부 갈수록 달달합니다. 둘 다 착각하고 삽질하는데 왜 이렇게 재밌는지ㅋㅋ 답답한데 중독성 있어서 단숨에 읽게 돼요. 21살 대학생들의 풋풋한 케미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불법 보육원에서 서로에게 전부였던 두 사람의 재회가 이렇게 아프고 왜곡될 줄은 몰랐어요. 현우의 집착이 보호인지 소유인지 헷갈리면서도 서윤의 혼란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피폐하지만 묘하게 손을 뗄 수 없는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