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수의 인생이 여기서 더 망가질 데가 있을까 싶은 순간 남편의 흔적을 쫓다 만난 지태건이 그녀의 삶을 다시 뒤흔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네요. 지수의 비참한 처지와 죽은 사람 같은 공허함이 꽉 차 있어서 읽는 내내 숨이 막히다가도 어느 순간 태건의 온기가 미묘하게 위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나쁜남자이자 후회남, 조직의 어두운 세계에 서 있는 태건의 집착과 소유욕이 불편할 만큼 선명해서 더 중독적으로 읽히고요. 둘 사이의 감정이 사랑인지 집착인지 모호하게 뒤섞여 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시나브로 서로의 구원이 되어 간다는 소개 문구가 왜 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는지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과거의 후회와 다시 맞이한 기회를 통해 인물의 성장을 따뜻하게 그려내며 서정적인 터치로 첫사랑의 아픔과 재회의 기적을 풀어냅니다.
현실적인 오피스 배경에 은밀한 관계의 긴장감이 잘 녹아 있습니다. 권이경 캐릭터의 절제된 말투와 점차 무너지는 감정선이 인상적이었고 다영의 혼란과 순수함이 대비되며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수위는 높지만 서사도 균형잡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