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인간을 등급으로 분류해 살아가게 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의 세계관은현재의 팬데믹 현실과 맞물려 주인공수인 헌재와 온기의 관계성에 좀 더 무게감을 주며 다가왔습니다.최상위 계층으로 많은 것을 가졌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바이러스로 잃고 외부와 단절한 채 살아가던 헌재는인공지능 뒤에 숨은 최하위 계층의 인간인 온기를 만나 그에게 스며들면서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고 상처를 치유합니다.온기 또한 고아로 자신을 영혼을 팔더라도 일을 가지고 싶어했던 그가 선택하게 된 임상 실험 시스템이였지만그렇게 헌재 앞에서 감정 없는 존재처럼 있어야만 했던 고통에서 점차 그에게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다가서게 됩니다.헌재는 온기의 팔목을 붙잡고선 말했다. 온도는 온전히 전해지지 않았다. 그저 묘한 질감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의 장갑과 자신의 옷. 그러나 왜인지 그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체온. 온기는 그의 손이 닿은 자신의 팔목을 보았다. 막연히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닿아 있었다. 이어져 있었다. 온기는 자신이 그의 말을 이해하든, 하지 않든 그에게서 돌아설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붙들린 것이었다. 마음도, 발걸음도 모두 말이다.온기가 헌재와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지금, 함께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걸 말이다.-알라딘 eBook <[BL] 무정형의 온기 (외전)> (이주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