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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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상에 나오고 세상은 많이 변했다. 최근 3년 새에 우리는 '비대면'이라는 말을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사용하고, '비대면'이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인터넷 세상이 익숙한 현대인들은 여기에 보태서 그야말로 '대면하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에 급발진을 해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떠오른 키워드는 '메타버스' 였다. '메타버스가 뭐야?' 처음에는 다들 버스의 종류인가, 발음이 '뻐쓰'가 아니래. 하며 메타버스에 대해 생소해 했지만, 우리는 금방 알게 되었다. 디지털 세계가 현실이 되고, 현실이 디지털 세계가 되는, 무엇이 현실인지 자신도 분간이 안 될 수도 있는 것이 메타버스라는 것을. TV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봤었다. 죽은 아내를 VR안경을 끼고 메타버스 세상에서 만나는 남자가 나왔다. 살아있을 때와 똑같이 생긴 아내와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로열 로드에서 만나> 라는 책도 이렇게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메타버스, VR, 가상 현실에 빠져 사는 청소년 주인공이 나온다. 채이라는 아이인데, 가상 현실 속에서 값비싼 물건을 아바타에 꾸미고 다니는 사람들, 고급 물건들만 진열한 화려한 거리, 모델같이 예쁘고 아름다운 아바타들을 보며 가상현실 속에 더더욱 빠져든다. 

채이처럼 가상현실과 현실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무엇이 진짜인지 아리송한 채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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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언니의 디지털 세탁소 - 디지털 발자국 디지털 리터러시 동화 2
우미옥 지음, 최도은 그림, 구본권 감수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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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세상에 나타난 이후, 컴퓨터,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게 된 현대사회가 되었다. 처음 인터넷이란 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크고 네모난 모니터 앞에서 몇 시간이고 친구와 채팅을 하고, 또 모르는 사람과 몇 초, 혹은 몇 분의 가벼운 잡담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기했던지 새삼 기억이 난다. 보지 못하는 곳에 있는 사람과, 나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나와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까만 화면에 재미없게 단조로웠던 인터넷 세상은 점점 더 화려하고 눈부시게 변모하였고,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요즘에는 인터넷 세상이 아니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런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우리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은 또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자신을 표현하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열정적이고 호기심도 많다.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가상 현실에서 마치 자신이 아닌 자신이 꿈꾸는 다른 어떤 이가 되어 타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게도 만든다. 

이런 현실 속에서 SNS, 유튜브, 틱톡 등은 큰 인기를 받게 되었고, 청소년들은 그 안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이로 살며 캐릭터를 꾸미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활동들은 순기능도 있지만 그만큼 엄청난 문제점을 몰고 오게 되었다. 인터넷에 남긴 악플들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원치 않는 정보공개로 어딜가든 사람들이 날 알아보기도 한다. 

<산타 언니의 디지털 세탁소>는 이런 디지털 세상의 문제점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주인공은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가, 그 아이가 활동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운동화를 선물로 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메타 머니가 부족해, 가상 현실에서 <디지털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기로 했다. 이 세탁소는 사람들의 디지털 세계 속 지우고 싶은 기록을 지워주는 곳이었다. 주인공은 이 곳에서 자신의 사촌 해미와 고모 등 가까운 사람이 디지털 기록으로부터 아주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끝에 가서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남자 아이의 비밀까지 알게 된다. 

주인공은 이 곳에서 일하면서 '알 권리'와 '잊힐 권리', '디지털풋프린트', '디지털 흔적'에 대해서 알게 되고,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바른 가치관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된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청소년들이 디지털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정말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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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늑대 숲을 구해 줘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알리스 리에나르 지음, 마린 슈나이더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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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늑대 숲을 구해줘>는 달빛 가득한 밤하늘 아래 소녀와 동물들이 어지럽혀지고 오염되고, 파괴된 지구를 위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적막하고도 아름다운 광경을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이다. 인간으로부터 파괴된 지구, 고통받는 동물들이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이고 서정적인 이미지로 첫장부터 끝장까지 마음을 울린다. 인간들의 사냥과 무차별한 자연 파괴로 달빛 아래 노래를 부르던 늑대 무리들은 세상의 끝, 달이 없는 세상으로 떠나버렸고, 늑대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늑대 무리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한 소녀와 늙은 곰이 여행을 떠난다. 이 소녀와 곰이 우리 인간을 대신해서 자연과 동물들을 되찾기 위해,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잔잔하고 아름다운 배경을 통해 큰 울림있게 그린 그림체도 참 감동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 밤을 배경으로 그려졌지만, 그 속에 환하고 거대하고, 너무나 밝고 동그란 노오란 달이 우리가 꿈꾸는 희망,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떠올리게 한다. 어두운 밤하늘과 대비되는 노오랗고 밝은 달을 보며, 동물들과 자연에게 다시 한번 미안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실천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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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작렬 왕소심 그래 책이야 60
원유순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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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MBTI를 물어보고 한다. 경험상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다. E는 정말 말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지도 않고 즐기는 것 같다. I는 왠지 모르게 자신만의 공간이 마음 한켠에 있는 느낌이다. MBTI의 맨 첫 알파벳이 무엇인지는 대번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때 처음 MBTI  테스트라는 것을 했다. 무슨 시험을 보는 것처럼 장황한 설명글과 여러 페이지에 걸친 수많은 질문들에 대답을 하고는 긴 채점의 시간을 거쳐 결과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I성향이 E성향보다 뚜렷하게 커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왜 그땐 그렇게 뚜렷한 결과지가 왠지 모르게 창피하게 느껴졌을까? 

<뒤끝 작렬 왕소심>이라는 책의 주인공 정민이도 나처럼 극 I성향의 아이라서 너무나 공감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모둠활동을 극히 싫어하는 것이며, 낯선 곳에서 항상 구석에 혼자 앉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며, 친구들과 친하냐 안 친하냐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감정 롤러코스터에, 할 말이 있어도 꾹꾹 참다가 한번에 폭발해 버리는 것까지..... 정민이의 모둠활동 적응기에 몰입하여 읽으면서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정민이 모둠에 왕까칠, 왕대범, 왕수다쟁이, 왕공주... 내가 초등학교 때 싫어했던 아이들이 다 나오네. 하면서 정민이 마음이 어찌나 이해가 되던지..... 왕소심 정민이는 짝꿍이 벗어놓은 잠바도 걸어주고, 책상도 닦아주고, 우산도 씌워주지만 언제나 그 공은 다른 친구에게로 간다. 친구들은 정민이를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오죽하면 화장실이 대나무숲 마냥, 화장실에 가서 혼자 친구들에 대한 앙금을 털어낼까. 정민이가 참 안쓰러우면서도 조마조마했다. 소심한 정민이의 학교생활은 과연 천국이 될 수 있을까?? 책의 결말로 갈수록... 정민이의 휴대폰에 담긴 친구 뒷담화가 발각이 될까? 아슬아슬해지며 긴장이 되었다. 소심하고 학교 생활이 낯설고 두려운 내향성 아이가 정민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부모님과 학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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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 - 서로 존중하며 일하는 세상을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5
이수정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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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우리 삶과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 사회이건 과거이건 사람은 먹고, 자고, 입어야 살 수 있으며, 그것에 필요한 것이 돈이고,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내가 가진 자원, 능력을 사용해 '노동'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에는 이게 '노동'일까, 아닐까, 하는 애매모호한 것들이 많이 생겨나고 '노동'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노동'은 가장 대중적인 생계수단일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참 안타까운 것이 우리 나라 교육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노동'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교육에서 실시하고 있는 진로교육만 봐도 단순히 어떤 직업을 위해 꿈을 가져라.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정해라. 꿈을 가져야 한다. 라고 뜬구름 잡는 식의 무지개빛 세상만 비춰주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 청소년들이 사회에 나가서 가장 어려움과 혼란을 겪는 부분도 이런 부분일 것이다. 세상은 무지개빛이 아니다. 사장과 임금노동자가, 또 알바생들이 치열하게 자신의 이익을 가지고 싸우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진짜' 세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장이라면? 지각도 많이 하고, 일 재주도 부족한 직원을 보고 월급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주고 싶을까? 그만두라고 말할 땐 어떻게 해야할까? 직원들의 점심 식사는 사줘야 할까? 싸오라고 해야할까? 밤까지 일을 시켜도 될까? 

내가 직원이라면 내 연봉은 어느정도가 적당할까? 내가 조금 아픈데 일찍 퇴근해도 될까? 어느 직장의 복지가 가장 좋을까? 내가 직장에서 다쳤는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직장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데 어디에 말해야 할까? 같은 진짜 세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서 '직업을 갖는 꿈' 만 꿨던 아이들이 잘 적응해서 살 수 있을지 참 의문이다. 

우리 초등, 중등, 고등의 진로교육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동법,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헌법 등의 진짜 세상에 대한 합리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제대로 배우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노동법에 대한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가장 간단하고 빠른 시간 안에 배울 수 있는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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