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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언니의 디지털 세탁소 - 디지털 발자국 ㅣ 디지털 리터러시 동화 2
우미옥 지음, 최도은 그림, 구본권 감수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인터넷이 세상에 나타난 이후, 컴퓨터,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게 된 현대사회가 되었다. 처음 인터넷이란 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크고 네모난 모니터 앞에서 몇 시간이고 친구와 채팅을 하고, 또 모르는 사람과 몇 초, 혹은 몇 분의 가벼운 잡담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기했던지 새삼 기억이 난다. 보지 못하는 곳에 있는 사람과, 나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나와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까만 화면에 재미없게 단조로웠던 인터넷 세상은 점점 더 화려하고 눈부시게 변모하였고,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요즘에는 인터넷 세상이 아니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런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우리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은 또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자신을 표현하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열정적이고 호기심도 많다.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가상 현실에서 마치 자신이 아닌 자신이 꿈꾸는 다른 어떤 이가 되어 타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게도 만든다.
이런 현실 속에서 SNS, 유튜브, 틱톡 등은 큰 인기를 받게 되었고, 청소년들은 그 안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이로 살며 캐릭터를 꾸미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하며,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활동들은 순기능도 있지만 그만큼 엄청난 문제점을 몰고 오게 되었다. 인터넷에 남긴 악플들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원치 않는 정보공개로 어딜가든 사람들이 날 알아보기도 한다.
<산타 언니의 디지털 세탁소>는 이런 디지털 세상의 문제점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주인공은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가, 그 아이가 활동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운동화를 선물로 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메타 머니가 부족해, 가상 현실에서 <디지털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기로 했다. 이 세탁소는 사람들의 디지털 세계 속 지우고 싶은 기록을 지워주는 곳이었다. 주인공은 이 곳에서 자신의 사촌 해미와 고모 등 가까운 사람이 디지털 기록으로부터 아주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끝에 가서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남자 아이의 비밀까지 알게 된다.
주인공은 이 곳에서 일하면서 '알 권리'와 '잊힐 권리', '디지털풋프린트', '디지털 흔적'에 대해서 알게 되고,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바른 가치관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된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청소년들이 디지털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 정말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