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작렬 왕소심 그래 책이야 60
원유순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MBTI를 물어보고 한다. 경험상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다. E는 정말 말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지도 않고 즐기는 것 같다. I는 왠지 모르게 자신만의 공간이 마음 한켠에 있는 느낌이다. MBTI의 맨 첫 알파벳이 무엇인지는 대번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때 처음 MBTI  테스트라는 것을 했다. 무슨 시험을 보는 것처럼 장황한 설명글과 여러 페이지에 걸친 수많은 질문들에 대답을 하고는 긴 채점의 시간을 거쳐 결과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I성향이 E성향보다 뚜렷하게 커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왜 그땐 그렇게 뚜렷한 결과지가 왠지 모르게 창피하게 느껴졌을까? 

<뒤끝 작렬 왕소심>이라는 책의 주인공 정민이도 나처럼 극 I성향의 아이라서 너무나 공감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모둠활동을 극히 싫어하는 것이며, 낯선 곳에서 항상 구석에 혼자 앉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며, 친구들과 친하냐 안 친하냐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감정 롤러코스터에, 할 말이 있어도 꾹꾹 참다가 한번에 폭발해 버리는 것까지..... 정민이의 모둠활동 적응기에 몰입하여 읽으면서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정민이 모둠에 왕까칠, 왕대범, 왕수다쟁이, 왕공주... 내가 초등학교 때 싫어했던 아이들이 다 나오네. 하면서 정민이 마음이 어찌나 이해가 되던지..... 왕소심 정민이는 짝꿍이 벗어놓은 잠바도 걸어주고, 책상도 닦아주고, 우산도 씌워주지만 언제나 그 공은 다른 친구에게로 간다. 친구들은 정민이를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오죽하면 화장실이 대나무숲 마냥, 화장실에 가서 혼자 친구들에 대한 앙금을 털어낼까. 정민이가 참 안쓰러우면서도 조마조마했다. 소심한 정민이의 학교생활은 과연 천국이 될 수 있을까?? 책의 결말로 갈수록... 정민이의 휴대폰에 담긴 친구 뒷담화가 발각이 될까? 아슬아슬해지며 긴장이 되었다. 소심하고 학교 생활이 낯설고 두려운 내향성 아이가 정민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부모님과 학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라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