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울타리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어른들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다.

오후 네 시의 놀이터 ㅣ 상상문고 14
제성은 지음, 정은선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도 돌봄교실이 도입된지 10여년. 

육아에 맞벌이에, 집안일에, 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이젠 아이까지 안 갖겠다는 부부들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가히 애 낳고 키우기가 힘들다, 힘들다. 힘든 일이 되어 버린 요즘 시대. 아이를 낳아도 키워줄 사람이 없고,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먹고 살기 빠듯한 부부가 아이를 안 낳겠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래서 요즘은 외할머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서서 그들의 노후를 손자, 손녀 키우기에 바치곤 한다. 

오후 네시의 놀이터에도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온다. 오후 네 시가 되면 학교에서, 유치원에서 돌아 온 손자, 손녀 손을 잡고 답답한 집에서 나와 놀이터에 하나 둘 모이며, 눈을 마주치면, "당신도?" "당신도 (손주 봐주오?)?" 하는 텔레파시가 통하며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지민이 시아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렇게 만나, 동네에 사귄다는 소문까지 나고, 그게 싫은 엄마의 잔소리에 눈물까지 훔치게 되는 지민이 할머니가 등장한다. 

지민이와 시후는 이런 엄마, 아빠, 할머니의 고군분투를 알까? 예쁜 마음의 지민과 시후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이좋게 지내시라고 미션도 만들고 계획까지 꾸미는데..... 이런 예쁜 마음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사랑으로 돌본다, 사랑으로 키운다, 라는 것을 힘든 육아에도 늘~ 표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3~6학년 수준의 책이고,  가족간의 사랑, 배려같은 미덕을 가르쳐줄 때 읽어주거나 읽고서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이다. 

진짜 친구를 찾을 수 있을까?

진짜 친구 찾기 ㅣ 사과밭 문학 톡 1
이규희 지음, 한아름 그림 / 그린애플 / 2021년 12월

교실에서 아이들의 표정을 좌우하는 것은, 그날의 시험성적도, 선생님의 한마디도, 집에 있는 선물 때문일 때 보다 바로 '친구'가 나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했냐, 내 친구와 사이가 어떠냐 아닐까? 어떤 날 어느 아이의 표정이 환하게 밝을 때가 있다. 그 날은 틀림없이 단짝친구와 화장실을 갔다 온 날이거나, 친구들에게 큰 칭찬을 받았을 때인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에게 친구, 교우관계가 좋다는 것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장하는 열쇠이다. 

이 <진짜 친구 찾기> 라는 책은 고학년 학생들의 교우관계에 관한 정말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각자의 상처와 상황들을 가진 친구들이 진짜 친구를 만들어가는 갈등 속에서 우리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을 볼 수도, 우리 자녀들의 학교 생활을 가늠해 볼 수도,  또 어린이라면 나의 단짝에 대해 생각해보고,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 지고, 재미있는 독서시간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사랑을 이루어주는 떡볶이 친구들의 비밀 수첩

사이 떡볶이 ㅣ 그래 책이야 47
소연 지음, 원유미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1월

남자와 여자의 차이, 또 이성에 대한 마음이 동성친구에 대한 마음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때가 아마 초등학생 때일 것이다. 빠른 아이들을 초등학생 때 이성교제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도 3,4학년 아이들일 것이다. 주인공 '건'이는 예림이를 좋아한다. 이를 눈치 챈 친구들과 서로 좋아하는 사람과 잘 되길 밀어주기로 하고 비밀 수첩을 만든다. 그리고 먼저 잘 된 사람은 유행인 '팝 떡볶이'에서 떡볶이를 쏘기로!  사랑을 이루어주는 떡볶이 라고 하여 이름하여 '사이 떡볶이'! 어릴 때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게 느껴지고, 또 친구들과 서로 좋아하는 친구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그 친구와 얼마나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던가! 이 비밀은 나의 자존심이며, 나의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이었으리.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 어른들처럼 사랑이란 것을 한다는 것.에 아마 더 설레고 기쁜 어린 시절의 심리를 떠올려 보게 되었다. 결국 이 '사이떡볶이' 친구들은 잘 되었을까??!! 글 분량은 3~6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고, 이성교제로 놀림을 받거나, 비밀이 있거나, 부쩍 성숙해졌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게 아니더라도 밝고 명랑한 여자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책 같다. 

말에도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아세요?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 ㅣ 상상문고 13
김주현 지음, 모예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11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책이다. 그럼 그럼~ 그렇지. 이것이 지혜이지. 쓰레기, 냄새나는 것들을 모아 썩히면 거름이 되지. 더럽고 추한 것들이 종국에는 아름답게 변하는 것만큼 감동적이고 값진 것은 없지. 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은 말을 험하게 하는 아이들, 자신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 그래서 자꾸만 나쁜 말, 못된 말을 하는 아이들, 나쁜 마음을 먹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준수라는 주인공 아이도 나쁜 말을 내뱉는 꼴통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날 놀이터에서 검은 망토를 입은 냄새를 모으는 이상한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이 이상한 아저씨는 준수에게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서, 사람에게는 말에서 나는 냄새가 있고 그 냄새를 모은다고 했다. 준수는 여차저차해서 이 아저씨의 말의 정원까지 따라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람에게 말로 상처받은 식물들을 보게 된다. 유기동물만 있는게 아니라, 유기식물도 있었다. 이 아저씨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식물들을 모아 다시 향기를 가진 꽃들로 키우고 있었다. 준수는 아저씨로부터 상처받은 제비꽃, 민들레 화분을 받아오고, 이 화분 덕분에,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아름다운 씨앗...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시 방문한 말의 정원에서 향수를 만드는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처음부터 향이 좋은 향수, 그러니까 예쁜 말에서 나는 냄새만 모으면 되지, 왜 구린내도 모아서 넣나요? 묻는다. 

좋은 것만, 예쁜 것만 모아 넣은 향은 정말로 아름다운 향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문장이 아이들 마음 속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인생은 구린내, 나쁜 똥같은 것, 화, 절망,,,,,이 있기에,, 희망도 있고, 사랑도 있고, 항상 이 둘은 공존하는 것이라고 하면..받아들일까?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얼마큼 받아들이고 있는것이지? 생각에 젖게 만든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책으로 추천한다!

럭키 박스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행운 없는 럭키 박스 ㅣ 그래 책이야 46
홍민정 지음, 박영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0월

'행운 없는 럭키 박스'라는 책에는 매일 뽑기를 하며 행운을 꿈꾸는 주인공이 나온다. 500원짜리 뽑기를 뽑는데 나만 이상한 게 나오고, 별 쓸모도 없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나온다. 주위에 옆 친구들은 좋은 것이 척척 나오는 데 말이다. 나한테는 이런 행운이 언제 나올까?? 주인공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강아지 한 마리가 주인공에게 찾아온다. 그 강아지는 럭키 박스에 들어 있어서 '박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 박스와 함께 사는 것도 여의치 않은 사정이 생기고.... 심지어 박스를 잃어버리기 까지 하는데!!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씩 택배 박스 산을 분리수거장에서 볼 수 있듯이, 흔하디 흔한 '박스'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박스'가 주인공에게 아주 소중한 의미가 되기까지...  우리 삶에서 가장 흔한 것이 사실은 '럭키'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