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방
구소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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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파란방. 파란방에 들어간다면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혹 무엇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을까?


도서 파란방에는 네 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붓을 들고 파란방에 들어가 자신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은채, 윤, 희경 그리고 주오.




은채는 어린이집의 아동심리 상담 교사로 근무하고 동화 작가로 활동할 때도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가정 속에서 자라왔고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은채에게 '윤'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윤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 화가이다. 어느 날 윤이 은채가 일하는 유치원에 벽화를 그려주기 위해 방문했다. 윤을 본 은채의 엄마는 윤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 남자, 겉은 희멀겋게 생겼어도 어딘가 어둡더라."






은채의 엄마는 윤에게 무엇을 봤던 걸까?



은채는 엄마에게 사람과 제대로 대화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냐며 그의 말을 부정한다. 사실 은채 또한 남자친구 윤이 가지고 있는 어두움을 완전히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언제나 윤의 말에는 길어진 그림자가 있었으며 그 그림자 속에 자신의 모습을 숨겨버린 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림자에도 은채는 언제나 윤을 기다렸고 지지했다. 해가 윤의 머리 위에 떠서 그 그림자를 짧게 만들어주기를 그리고 자신의 윤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윤에게 있어 그의 그림자와 어둠을 비춰줄 '해'라는 은채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은채는 저녁 5시면 일이 끝나 윤의 작업실에서 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윤이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부터 그런 일상은 점점 깨지기 시작한다. 윤은 자신의 작업실에 매일 같이 찾아와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은채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몰입'하는 것에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말이다. 은채는 윤의 지지자로 그의 뜻을 존중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윤의 그림에서 다른 누군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그림의 여자. 나야?"라고 묻는 은채의 말에 윤은 길지 않은 그림자로 망설임 없이 말한다. "아니."라고.. 그리고 그림에 그려진 여름의 청량한 하늘과 구름들과 달리 은채의 마음에는 불안이란 그림자가 끼기 시작한다. 작품 속 여자는 은채가 아니었다. '윤'의 작업실에서.. 파란방이란 주제를 가지고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윤'에게 그의 세계에 들어오는 한 여자. 희경이 있다.



"모델이 있어.."



도서에 등장하는 화가로 등장하는 '윤'은 색맹을 가지고 있어 파란색과 빨간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하여 보라색 또한 구별하지 못한다. 근데 윤은 주로 하늘을 많이 그리는 작가이다. 파란방에서 바라본 자신의 하늘.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태어나는 듯한 여자의 모습은 윤에게 있어 어떤 의미였을까..



전시회를 앞두고 망가져 버린 윤의 그림들 그리고 용의 선상에 오른 나머지 세 명의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이야기들은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드러내며 저자의 소망처럼 인간의 그늘에 대해 잘 이야기해 주는 책인 듯하다. 모두 저마다의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욕망으로 스스로를 타인을 점철시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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