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문장
윤동주 지음, 임채성 엮음 / 홍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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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이라는 시로 유명한 시인 윤동주.

일찍이 교과서에 실린 시인의 시는 학창 시절의 국어 수업 시간을 떠올릴 때면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와 함께 많은 학생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무한도전에서 황광희 씨와 개코 씨가 부른 '당신의 밤'에서도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인용한 가사가 있을 정도로 대중에게는 참으로 친숙한 시인의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의 삶을 통해. 시를 보며. 시인의 시를 통해.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도서 윤동주의 문장은 윤동주 시인이 시를 썼던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시기를 시가 끝나는 곳마다 첨가하여 시인의 시가 어떻게 언제 쓰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통해서 만나보았지만 출간된 시집에서 만나본 시들과는 조금 다르게 본 도서에서는 상에 나오지 못했던 미발표 시나 시가 쓰인 시기 또한 알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이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흥미를 일으키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윤동주 시인이 라이벌. 송몽규였다. (도서에서는 윤동주 시인이 송몽규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함께 문학의 길을 걸어나갔지만 일제의 탄압에 의해 주권을 잃은 나라를 보며 독립군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송몽규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자신이 쓴 글이 당선되는 등.. 글을 짓는 것에 꽤나 소질이 있었던 모양이다. 성격 또한 윤동주 시인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더욱이 대조되는 인물이라고 생각이 된다.

윤동주 시인의 시들은 나라를 잃은 슬픔과 송몽규와 같이 나라를 위해 행동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답답함과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많이 느껴진다. 그러한 시들이 많이 남겨진 것에는 송몽규의 존재로 적지 않을 거라 생각이 된다.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이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인 문학에서 먼저 세상에 인정을 받고 친구들 무리에서도 리더십 있는 친구가 윤동주 시인의 삶에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윤동주 시인의 여러 시들 가운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쓰인 시가 있다.

적어보겠다.

눈 감고 간다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왓작 떠라.

이 시는 시인의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도 찾을 수 있는 시인데 여기서의 '아이들'은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라는 '밤'이 우리에게 왔지만 절망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눈을 감고 씨앗을 뿌리며 가라는 문장이 쓰였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책 속에서의 시 풀이라면 개인적인 시 감상을 적어보겠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나는 여기서의 아이들이 진짜 아이들을 의미할지도 모른다고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란 찬란한 희망을 품고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이며

태양은 낮을 의미하고 별이 보인다는 것은 밤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낮에도 밤에도 꺄르르 웃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이지만

어두운 밤은 무서울 수 있다.

우리가 무서움을 느낄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생각해보면 우린 눈을 감는다. 이 모든 것이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여 시인은 눈을 감고 이 모든 것이 지나갈 수 있도록 혹은

너희가 이곳을 잘 견뎌내며 지나갈 수 있도록 눈을 감으라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며 가거라'

이 부분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으며 나아가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씨앗은 본체를 의미한다. 본래의 성질을 잊지 않아야 잘 성장할 수 있다.

씨앗은 적당한 햇빛과 물이 필요한데 자신의 뿌리를 잊고 햇빛만이 혹은 물만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씨앗은 썩게 될 것이다. 하여 씨앗이 자신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필요한 것. 가진 바를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발뿌리의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왓작 떠라

이 두 문장은 참 아리송하다.

발뿌리의 돌이 채인다는 것은 삶에 있어 시련을 의미하는 것 같다.

시련이 왔을 때는 눈을 감는 것이 아닌 감았던 눈을 떠

그 시련을 마주하고 넘어설 것을 응원하는 시인의 마음인 것 같다.

도서 윤동주의 문장에서는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시들도

수록되어 있어 미완성 원고를 통해 시인 자신의 시에 대해 느끼는 부족함이

무엇이길래 미완성이라는 이름으로 끝을 맺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많이 고민하며 혹은 쉽게 쓰여진 시의 애달파하는 시인의 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글을 읽는 내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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