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세상에서 까마귀가 사라진다면
마쓰바라 하지메 지음, 정한뉘 옮김 / 나무의마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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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세상에서까마귀가사라진다면#마쓰바라하지메 #나무의마음 #생태학

도서제공 / @namumind

이런 상상 해본 적 있는가.
까마귀가 완전히 사라진 세계.

검은 날갯짓이 사라진 하늘은 과연 더 맑아질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생태계의 균열이 일어날까.

나는 까마귀를 오랫동안 ’불길한 새‘라고 믿어왔다.
검고, 시끄럽고, 어딘가 불결한 존재. 🐦‍⬛

도쿄대의 ‘새 덕후’ 교수는
만약 까마귀가 없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크게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태계에서 까마귀는 핵심종인지,
까마귀의 역할은 무엇인지부터 알아본다.
그리고 ‘처음부터 까마귀가 없는 세계’도 한번 상상해본다.

종교에서, 문학에서, 학문에서, 엔터테인먼트(만화영화에 등장하는 까마귀) 등 여러 영역에서 까마귀는 어떻게 그려지며, 사라진다는 가정 하에 까마귀 대신 어떤 새들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도 탐색해본다.

까마귀는 처음부터 불결한 새로 여겨졌는가 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자연 신앙 속 까마귀는 영리하면서 비교적 장난을 좋아하고 약삭빠른 성격으로 그려진다.
기독교가 부흥하면서부터 까마귀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문학에서 까마귀는 어떻게 쓰이는가.
불길함의 징조나 긴장감을 그릴 때 까마귀가 등장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만들어진‘ 이야기일 뿐.
그저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까마귀 설정을 각자 마음에 드는 걸로 바꿔봐도 재밌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특히, 까마귀의 대역 후보들을 나열할 때가 제일 흥미로웠다.

까마귀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데,
1, 청소부 역할.
2, 씨앗을 옮기는 확산자 역할.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들이 여럿 있다.
독수리, 콘도르, 갈매기, 찌르레기 직박구리, 앵무새..
하지만 끝내 남는 결론은 하나다.
대신할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까마귀가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우리가 알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그러지 않을까.라는 가정하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붕괴를 정확히 알게 되는 건 진짜 사라져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까마귀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계속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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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 밤이 또 온다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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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그밤이또온다 #김강 #소설집 #득수

20편의 초단편으로 이루어진 김강의 소설집이다.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서늘한 리얼리즘 속에
저자의 위트가 살짝 섞여져 있어 첫편부터 꽤 인상 깊었다.

<규동의 기도> 편에서 왜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이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단편이 그런 판타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전반적으로 글을 잘 썼다라는 인상을 충분히 남겨 주었다.

어떤 작품은 씁쓸했고, <장미의 꽃을 기억하다>
어떤 작품은 묘하게 웃겼으며, <규동의 기도>
어떤 작품은 조용히 마음을 건드렸다. <느닷없는 마음>

읽어 갈수록
무언가 잃어버린 감정과 어긋나는 관계 속에서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다.
행복, 사랑, 관계, 추억 등 삶을 살아갈수록 희미해지는 감정들..

득수 소소한설 시리즈로 첫번째 작품인 김강의 소설집.
소소한설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으며,
이런 소소한 이야기와 소소한 우리들의 인생이 만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갔다.

시작은 가볍지만,
끝은 잠깐씩 머무게 되는 가볍지 않은 소설집이었다.

📌득수 @deuksoo_official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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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도 복제가 되나요 안전가옥 쇼-트 34
윤혜성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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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도복제가되나요 #윤혜성 #안전가옥 #도메스틱스릴러

[도메스틱 스릴러란,
가정(혹은 아주 가까운 관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릴러.]

아내를 잃고,
아들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인 남자, 이수한.

회사에서는 완벽한 사람이다.
단정하고, 유능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존재.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아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의 양육 점수는 고작 33점.

그런 그의 집 앞에 도착한 의문의 택배.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이 들어 있다.

그리고 쪽지.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

말투, 기억, 습관까지 완벽하게 복제된 또 하나의 ‘수한’.
처음에는 삶을 대신 맡기는 것처럼 시작되지만,
그 존재는 점점 더 자연스럽게
‘진짜 수한’의 자리를 잠식해간다.

+ 여기서 잠깐!
우리도 복제인간이 내 앞에 존재한다면,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난 집에서 편히 쉴테니, 넌 나가 일을 해오거라.’
‘난 누워 있을테니, 너가 대신 장 봐오고 밥 차리거라.’
이게 지금 그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수한이 게을러서, 하기 싫어서 다 리수한한테 넘긴 것은 아니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잠시 리수한한테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아이와의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러다 점점 리수한이 진짜 이수한의 자리까지 넘보며 위협해오지만-

진짜와 가짜를 우리는 구분할 수 있을까.
복제인간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봐야 할 것인가.
아니면 폐기해야 할 대상으로 봐야할 것인가.

세상이 원하는 건,
인간다운 인간인가.
완벽한 인간인가.

이야기는 결국 감정이라는 가장 모호한 영역으로 파고든다.
기억 복제 ok.
행동 흉내 ok.

하지만 감정은 다르다.

감정은
데이터가 아니라
시간이기 때문이다.

살아온 순간들,
겪어낸 관계들,
그 모든 것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다.
아내의 미스터리한 죽음 스릴러적인 긴장감 위에 (이 부분은 책을 통해 보시라! 마지막에 수한이 뒷모습이 애잔하고 애처롭다..)
복제인간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져준다.

스토리와 소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이었다. 👍🏻

📌안전가옥 @safehouse.kr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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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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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뱀 #피에르르메트르 #스릴러 #느와르 #열린책들

“와ㅡ 이 책 뭐야, 진짜 너무 재밌잖아.👀✨”

잔혹한데 우아하고,
비극적인데 냉소적인 유머때문에
자꾸 묘하게 실소가 터진다.

이 책의 주인공, 마틸드.
그녀는 누구인가.
63세.
가정주부, 어느 의사의 배우자, 훈장 서훈자, 레지스탕스의 영웅.
작달만한 키에 뚱뚱한 체격의 평범해 보이는 노부인.
알고보니 전설적인 명사수이자,
완벽하게 타겟을 제거하는 베테랑 킬러였던 것.

그녀의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임무 앞에서는 철저하게 냉정하고 냉혹하다.


이 소설이 짜릿한 이유는 마틸드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고장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노화로 판단력은 흐려지고 사소한 실수들이 쌓이면서,
정교했던 살인 계획은 통제 불능의 소동극으로 치닫는다.
완벽했던 기계에 결함이 생길 때 발생하는 그 서늘한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초반에는 그녀의 시니컬함에 뻘하게 터졌던 내 웃음은,
갈수록 그녀의 폭주하는 행동에 웃음기는 사라져 가고-
이게 치매 때문인지,
원래부터가 싸이코였던 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와, 진짜 마지막까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완전 몰입형 독보적인 블랙코미디스릴러다.👍🏻

‘대문자 뱀은 르메트르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인 1985년에 집필한 작품을 다듬어 최근에 발표한 스릴러다. 작가 본인은 더 이상 누아르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개 습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성도가 높다. 치밀한 심리 묘사, 소름끼치는 장면들, 탄탄한 구성, 그리고 <피에 굶주린 킬러 할머니>라는 독특한 소재까지… 세계 유수의 스릴러 문학상들을 휩쓴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옮긴이의 말.’

+ 뻔한 스릴러는 지겹다, 독특한 캐릭터의 빠워Power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

+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이야기의 긴장감을 끝까지 따라가고 싶다면 추천!

+ 단순 재미, 도파민 다 좋다! 아묻따 추천!👍🏻👍🏻👍🏻

📌열린책들 @openbooks21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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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 소유되기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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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소유되기 #율라비스 #에세이 #열린책들

율라 비스,, 누군지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쳤다.
근데, 오? 이거 꽤 흥미진진한데? 👀✨

책 제목에 적힌 “소유”에 관하여,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전할까.
알고 보니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물건’을 소유하는지,
아니면 ‘시스템’에 의해 소유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인 성찰을 담고 있는 단상에 가까운 기록들이다.

저자는 누구나 꿈꾸는 안락한 내 집 장만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에서 페인트칠을 하고 가구를 배치하며 문득 깨닫게 된다.
내가 이 공간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시스템에 저당 잡혔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는 흔히 물건의 가격을 민감하게 따지곤 하지만,
그 물건이 내 손에 오기까지 투입된 노동의 가치와 타인의 희생은
쉽게 망각한다는 사실을.
중산층이 누리는 안락함이
사실은 가장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인간으로 길들여져 있음을.

이러한 시스템의 침투는 또 우리의 휴식마저 잠식해 있는데-
소비가 자신의 정체성을 전시하는 일종의 ’놀이‘가 되버린 현대인들은
쉬는 날에 취미 생활을 하고, sns에 사진을 올리고, 예쁜 카페를 찾아다닌다.
그것은 진정한 휴식인가, 아니면 취향을 전시하기 위한 또 다른 노동인가를 묻는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휴식조차 상품으로 만들고,
우리는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소비해야만 ‘잘 쉬었다’고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 아담 스미스, 케인스 같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일상 속으로 끌어와 우리가 어떻게 ‘소비하는 기계’로 길들여졌는지를 보여준다.
정말 즐거워서 소비하는 것일까, 아니면 소비하도록 훈련된 것일까.

이 책의 백미는 소유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려는 욕망과 그 허망함 사이의 갈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이다. 좋은 동네에 살고 싶으면서도 그 동네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산물임을 괴로워하고,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으면서도 그것이 아이를 자본의 노예로 만들까봐 두려워 한다. 이런 솔직한 모순적인 모습들에 누구라도 공감될 것이다.

무심코 둘러본 내 주변 물건들에 괜시리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생각보다 내용이 흥미진진해서(+번역이 썩 술술 읽히진 않았다) 저자의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재미를 느꼈고,
나는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것인지, 소유 당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것들로 우리 자신을 설명하겠지만, 반대로 우리가 소유하지 못한 부분에서 우리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될 순 없을까.
+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더 많이’를 가리키지만 그 대가로 ‘충분함’이라는 감각을 앗아간 건지도..

📌열린책들 @openbooks21 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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