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그 밤이 또 온다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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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그밤이또온다 #김강 #소설집 #득수

20편의 초단편으로 이루어진 김강의 소설집이다.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서늘한 리얼리즘 속에
저자의 위트가 살짝 섞여져 있어 첫편부터 꽤 인상 깊었다.

<규동의 기도> 편에서 왜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이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단편이 그런 판타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전반적으로 글을 잘 썼다라는 인상을 충분히 남겨 주었다.

어떤 작품은 씁쓸했고, <장미의 꽃을 기억하다>
어떤 작품은 묘하게 웃겼으며, <규동의 기도>
어떤 작품은 조용히 마음을 건드렸다. <느닷없는 마음>

읽어 갈수록
무언가 잃어버린 감정과 어긋나는 관계 속에서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다.
행복, 사랑, 관계, 추억 등 삶을 살아갈수록 희미해지는 감정들..

득수 소소한설 시리즈로 첫번째 작품인 김강의 소설집.
소소한설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으며,
이런 소소한 이야기와 소소한 우리들의 인생이 만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갔다.

시작은 가볍지만,
끝은 잠깐씩 머무게 되는 가볍지 않은 소설집이었다.

📌득수 @deuksoo_official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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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도 복제가 되나요 안전가옥 쇼-트 34
윤혜성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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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도복제가되나요 #윤혜성 #안전가옥 #도메스틱스릴러

[도메스틱 스릴러란,
가정(혹은 아주 가까운 관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릴러.]

아내를 잃고,
아들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인 남자, 이수한.

회사에서는 완벽한 사람이다.
단정하고, 유능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존재.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아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의 양육 점수는 고작 33점.

그런 그의 집 앞에 도착한 의문의 택배.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이 들어 있다.

그리고 쪽지.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

말투, 기억, 습관까지 완벽하게 복제된 또 하나의 ‘수한’.
처음에는 삶을 대신 맡기는 것처럼 시작되지만,
그 존재는 점점 더 자연스럽게
‘진짜 수한’의 자리를 잠식해간다.

+ 여기서 잠깐!
우리도 복제인간이 내 앞에 존재한다면,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난 집에서 편히 쉴테니, 넌 나가 일을 해오거라.’
‘난 누워 있을테니, 너가 대신 장 봐오고 밥 차리거라.’
이게 지금 그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수한이 게을러서, 하기 싫어서 다 리수한한테 넘긴 것은 아니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잠시 리수한한테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아이와의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러다 점점 리수한이 진짜 이수한의 자리까지 넘보며 위협해오지만-

진짜와 가짜를 우리는 구분할 수 있을까.
복제인간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봐야 할 것인가.
아니면 폐기해야 할 대상으로 봐야할 것인가.

세상이 원하는 건,
인간다운 인간인가.
완벽한 인간인가.

이야기는 결국 감정이라는 가장 모호한 영역으로 파고든다.
기억 복제 ok.
행동 흉내 ok.

하지만 감정은 다르다.

감정은
데이터가 아니라
시간이기 때문이다.

살아온 순간들,
겪어낸 관계들,
그 모든 것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다.
아내의 미스터리한 죽음 스릴러적인 긴장감 위에 (이 부분은 책을 통해 보시라! 마지막에 수한이 뒷모습이 애잔하고 애처롭다..)
복제인간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져준다.

스토리와 소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이었다. 👍🏻

📌안전가옥 @safehouse.kr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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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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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뱀 #피에르르메트르 #스릴러 #느와르 #열린책들

“와ㅡ 이 책 뭐야, 진짜 너무 재밌잖아.👀✨”

잔혹한데 우아하고,
비극적인데 냉소적인 유머때문에
자꾸 묘하게 실소가 터진다.

이 책의 주인공, 마틸드.
그녀는 누구인가.
63세.
가정주부, 어느 의사의 배우자, 훈장 서훈자, 레지스탕스의 영웅.
작달만한 키에 뚱뚱한 체격의 평범해 보이는 노부인.
알고보니 전설적인 명사수이자,
완벽하게 타겟을 제거하는 베테랑 킬러였던 것.

그녀의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임무 앞에서는 철저하게 냉정하고 냉혹하다.


이 소설이 짜릿한 이유는 마틸드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고장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노화로 판단력은 흐려지고 사소한 실수들이 쌓이면서,
정교했던 살인 계획은 통제 불능의 소동극으로 치닫는다.
완벽했던 기계에 결함이 생길 때 발생하는 그 서늘한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초반에는 그녀의 시니컬함에 뻘하게 터졌던 내 웃음은,
갈수록 그녀의 폭주하는 행동에 웃음기는 사라져 가고-
이게 치매 때문인지,
원래부터가 싸이코였던 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와, 진짜 마지막까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완전 몰입형 독보적인 블랙코미디스릴러다.👍🏻

‘대문자 뱀은 르메트르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인 1985년에 집필한 작품을 다듬어 최근에 발표한 스릴러다. 작가 본인은 더 이상 누아르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개 습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성도가 높다. 치밀한 심리 묘사, 소름끼치는 장면들, 탄탄한 구성, 그리고 <피에 굶주린 킬러 할머니>라는 독특한 소재까지… 세계 유수의 스릴러 문학상들을 휩쓴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옮긴이의 말.’

+ 뻔한 스릴러는 지겹다, 독특한 캐릭터의 빠워Power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

+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이야기의 긴장감을 끝까지 따라가고 싶다면 추천!

+ 단순 재미, 도파민 다 좋다! 아묻따 추천!👍🏻👍🏻👍🏻

📌열린책들 @openbooks21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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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 소유되기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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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소유되기 #율라비스 #에세이 #열린책들

율라 비스,, 누군지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쳤다.
근데, 오? 이거 꽤 흥미진진한데? 👀✨

책 제목에 적힌 “소유”에 관하여,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전할까.
알고 보니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물건’을 소유하는지,
아니면 ‘시스템’에 의해 소유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인 성찰을 담고 있는 단상에 가까운 기록들이다.

저자는 누구나 꿈꾸는 안락한 내 집 장만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에서 페인트칠을 하고 가구를 배치하며 문득 깨닫게 된다.
내가 이 공간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시스템에 저당 잡혔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는 흔히 물건의 가격을 민감하게 따지곤 하지만,
그 물건이 내 손에 오기까지 투입된 노동의 가치와 타인의 희생은
쉽게 망각한다는 사실을.
중산층이 누리는 안락함이
사실은 가장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인간으로 길들여져 있음을.

이러한 시스템의 침투는 또 우리의 휴식마저 잠식해 있는데-
소비가 자신의 정체성을 전시하는 일종의 ’놀이‘가 되버린 현대인들은
쉬는 날에 취미 생활을 하고, sns에 사진을 올리고, 예쁜 카페를 찾아다닌다.
그것은 진정한 휴식인가, 아니면 취향을 전시하기 위한 또 다른 노동인가를 묻는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휴식조차 상품으로 만들고,
우리는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소비해야만 ‘잘 쉬었다’고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 아담 스미스, 케인스 같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일상 속으로 끌어와 우리가 어떻게 ‘소비하는 기계’로 길들여졌는지를 보여준다.
정말 즐거워서 소비하는 것일까, 아니면 소비하도록 훈련된 것일까.

이 책의 백미는 소유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려는 욕망과 그 허망함 사이의 갈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이다. 좋은 동네에 살고 싶으면서도 그 동네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산물임을 괴로워하고,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으면서도 그것이 아이를 자본의 노예로 만들까봐 두려워 한다. 이런 솔직한 모순적인 모습들에 누구라도 공감될 것이다.

무심코 둘러본 내 주변 물건들에 괜시리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생각보다 내용이 흥미진진해서(+번역이 썩 술술 읽히진 않았다) 저자의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재미를 느꼈고,
나는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것인지, 소유 당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것들로 우리 자신을 설명하겠지만, 반대로 우리가 소유하지 못한 부분에서 우리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될 순 없을까.
+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더 많이’를 가리키지만 그 대가로 ‘충분함’이라는 감각을 앗아간 건지도..

📌열린책들 @openbooks21 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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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스 걸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 지음, 김나연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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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스걸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엡스타인 #버지니아로버츠주프레

650페이지를 모두 읽고 난 뒤 내게 남은 것은 그들에 대한 깊은 혐오와 끓어오르는 분노뿐이었다. 이번 달 서평단 활동을 통해 ’소아성애‘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 책 두 권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하나는 소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에세이였다. 역시나 현실을 다룬 에세이는 소설보다 훨씬 더 암담하고 지독할 정도로 비극적이었다.

저자 버지니아의 비극은 고작 7살 때, 친아버지의 성학대로부터 시작되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아버지가 친구에게 딸을 넘기기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끼리끼리‘였다. 아버지의 친구 역시 자신의 딸을 학대하고 있었고, 두 짐승 같은 자들은 서로의 딸을 교환하는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질렀다.
딸이 태어나 기쁘다던 엄마는 아빠의 학대를 방관하며 결국 딸을 외면한다. 지옥 같은 가정에서 사춘기를 맞이한 버지니아는 스스로를 파괴하며 방황하기 시작한다. 탈선하는 딸의 모습에 질려버린 엄마는 딸을 시설로 보내 버렸고, 그녀는 그곳에서 또 한 번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투 끝에 시설을 탈출하지만, 거리로 나온 버지니아는 다시금 쉬운 먹잇감이 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으나, 이번에도 그녀를 구렁텅이로 민 것은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권유로 취직한 클럽에서 그녀는 마침내 맥스웰과 제프리 엡스타인을 만나게 된다. 기사를 통해 엡스타인의 이름은 익히 들었으나 맥스웰은 생소했다. 하지만 이 둘은 공생 관계였다. 맥스웰이 버지니아를 처음 발견해 엡스타인에게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 동안 입에 담지도 못할 끔찍한 학대를 견뎌낸 버지니아는 기회를 틈 타 타국에서 ’로비‘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 아이들을 낳고 기르며 그녀는 엄마로서 내면의 힘을 길렀고, 특히 세 번째 아이인 딸을 낳았을 때 그녀는 결심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싸우기로.
책의 중반부부터는 거대 권력과의 처절한 법정 공방이 시작된다. 상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재력과 권력을 쥔 자들이었다. 수년 동안 이어지는 좌절과 협박, 그 압박감은 읽는 이조차 숨이 막힐 정도였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버지니아의 의지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엡스타인은 단순히 고소한다고 해결될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정부와 결탁한 권력가들의 비호 아래 있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첫 싸움에서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풀려나자마자 보란 듯이 어린 소녀들을 다시 유린했다. 그의 오만함과 자아도취는 정상을 벗어나 있었다. 법망을 비웃는 그의 모습에 허탈함이 느껴졌지만, 버지니아와 피해자들은 결코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반복되는 인터뷰와 심문 속에서 트라우마를 끊임없이 마주해야 했던 그녀의 정신은 피폐해졌지만, 그들은 끝내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무너질지언정 거대 악의 범죄에 마침표를 찍고자 했던 그 강인한 여성들에게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한다.

+ 책에는 끝내 실명을 기록하지 못한 ’전직 총리‘가 등장한다. 수많은 권력자의 이름이 공개되었음에도 그의 이름만큼은 남길 수 없었던 이유는, 이름을 올리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피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변호사들은 알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대목에서 권력의 거대한 벽을 느꼈다.
+ 버지니아는 sns 통해 ”결코 자살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으나,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회고록의 내용만 보면 타살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녀가 적은 글에서 밝히지 못한 가정폭력이 실존했다. 남편 로비는 책에서 묘사된 것과 달리 오랫동안 그녀를 폭행해왔고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트라우마와 건강 악화, 그리고 믿었던 남편의 폭력까지 겹치며 그녀는 책이 완성될 때까지 간신히 버티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 합의금을 노린 ’꽃뱀‘이라는 비뚤어진 시선들은 피해자의 상처를 다시 한번 칼로 휘두르는 잔인한 짓이다. 거액의 합의금에 배 아파하기 전에, 그들이 잃어버린 평범한 삶의 무게를 먼저 헤아려야 한다.
읽어 내려가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중간중간 독자들이 이 진실을 끝까지 지켜봐 주길 바랐던 그녀의 간절함 덕분이었다. 바라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던 어둠 속의 아픔들, 우리는 이제 그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은행나무 @ehbook_ 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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