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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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북다방1기 #중국문학

도서제공 | @vook_da

메마른 땅 위에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한 사람의 의지란 무엇이란 말인가.

이야기는 가뭄으로 모든 것이 말라버린 마을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지만, 한 노인은 끝내 그 땅을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옥수수 한 그루를 지키기 위해
눈 먼 개 장님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등장인물도 심플하고 줄거리도 단순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단순함이 갈수록 더-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분량도 짧은데 이 미친 몰입감 너무 소중하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만 같은 태양의 뜨거움과 더 이상 구하기도 힘든 식량.. 그리고 지켜내야만 하는 옥수수 한 그루.

노인이 지키고자 하는 옥수수 한 그루는 그냥 배고픔을 달랠 식량만은 아닐터. 그것은 희망이고, 삶의 존엄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의지로 봐야할 것이다. 메마른 땅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자연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할아버지의 동전...😭(크흡)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데도 그 절제된 문장들이 오히려 더 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읽고 있는 순간에도, 책을 덮은 순간에도 모든 것이 좋았던 소설.. 어떻게 글을 이렇게 쓸 수 있는지 감탄의 연속..👏🏻
과연 옌롄커의 대표작이다.

+ 역시 이 작품을 해석한 옮긴이의 말 또한 너무 와닿는 것..👍🏻
+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옌롄커 문학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 더 보고파)

🔖183 > 이 소설이 아름답고 따스한 이유는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죽음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의 힘 때문이다. 소극적인 죽음은 늑대보다 무섭고 쥐 떼보다 무섭다. 하지만 결국 그런 죽음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긴 것은 죽음의 적극적인 수용이다. 셴 할아버지와 눈먼 개가 자신들보다 더 무력한 옥수수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취한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또 다른 생명을 위한 죽음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이 일관되어 있다. 셴 할아버지와 눈먼 개는 죽음으로써 죽음을 이겨낸 것이라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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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인연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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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인연 #오야마세이이치로 #붉은박물관시리즈세번째이야기

도서제공 | @readbie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작가가 독자의 심리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맞아, 분명 이게 정답이겠지.’ 하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설녀’가 등장한다. 그리고 추리는 보기 좋게 뒤집힌다.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어떤 작품은 시선을 교묘하게 비틀고, 어떤 작품은 독자가 당연하다고 믿는 전제를 무너뜨린다. 작품에 등장하는 수사관이나 우리(독자)가 얼마나 쉽게 편견과 선입견에 기대어 추리하는지를 보여주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뽀인트!

단서는 이미 모두 제시되어 있다.
독자가 스스로 놓치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 점이 이 작품을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었다.

+ 표지보고 웬 여학생이?! 싶었는데 설녀였다.
무표정 무심한 성격의 완벽한 추리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
+ 오.. 역시 하나도 못 맞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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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대의 종말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 엘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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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의종말 #비비언고닉 #독서비평에세이

도서제공 | @ellelit2020

옛~날 연애소설은 사랑이 인생의 해답이라고 믿었었지.
(지금도 그렇게 믿는 사람 있지 않을까.)
운명적인 만남 하나가 삶을 완성해 줄 거라고.
(그 솨람이 바로 나야~🙂‍↕️)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알잖아요?!

사랑은 사람을 구원하는 마법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랑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험이라는 것을.

150년도 더 된 연애 소설들..
크로스웨이스의 다이애나,
안나 카레니나,
제인 스마일리,
레이먼드 카버,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

익숙한 작품들도 고닉의 시선을 통과해서 보니 전혀 다른 면면들을 보여준다. 단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 텍스트로 다시 보인다는 것을.

사랑은 결말이 아니라 과정이고,
상대를 이해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마주하게 만드는 경험이라는 것.
오히려 사랑만으로 인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가 끝났음을 강조한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사랑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오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랑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쉽게 시대와 함께 의미를 바꾸어 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로맨스 소설 속 달콤한 환상이나, 사랑이 내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구원의 서사’에 정면으로 균열을 내는 날카롭고도 지적인 책..!!!!

“사랑을 말하지만 결국 인간을 이야기하고,
소설을 말하지만 결국 우리 삶을 이야기한다.”

+ 흥미진진하다, 흥미진진해!
+ 그 때 그 시절 연애소설이 어떻게 쓰이게 되었는지 소설 속 인물들이 “그들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아닌 왜 이별과 배신을 선택하였는지 활자를 따라가보니 어느새 장바구니에 책들이...!(두둥)
+ 좋은 비평이란, 이미 읽은 작품을 다시 읽고 싶게 만들고,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을 곁에 두고 싶게 만드는 것.. 비비언 고닉은 그런 신비롭고도 뛰어난 비평가인 것을. 저자의 다른 작품도 봐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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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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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레비 #이키다서평단 #감동휴머니즘 #힐링소설

도서제공 | @ofanhouse.official @ekida_library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테오가 가상의 남부 도시 ’골든‘에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마을 카페 ‘챌리스’ 벽에 걸린 타인들의 연필 초상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강렬한 에피파니를 경험하게 된다.

(*에피파니 : 어떤 사물이나 본질에 대한 진리를 갑작스럽게 깨닫는 강렬한 순간.)

테오는 초상화를 하나씩 사들인 뒤, 그림의 주인을 찾아가 그림을 돌려주며 단 하나를 부탁한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는 한 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귀 기울여 듣는다.
그리고 사람마다 작은 ’초상화 증정식‘을 열어 준다.
담백한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천천히 쌓아 올린다.

테오에게 초상화는 무슨 의미인걸까. 왜 그들의 초상화를 물끄러미 바라봤을까.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상처, 사랑과 후회가 담긴 삶의 기록이 아니었을까. 잊고 있던 초상화가 제 주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잊고 지냈던 자신의 삶을 다시 마주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한 장의 초상화가 한 사람을 움직이고, 그 변화가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공동체 전체를 조금씩 따뜻하게 만든다. 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다시 이어지게 만든 것이다. 이것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힘 아니겠는가.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힐링 소설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이 소설이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테오의 친절과 선함, 다정함을 관통하는 가장 큰 덕목은 바로 경청이라는 것을.

함부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고,
고치려 들거나 쉽게 조언하지도 않는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끝까지 듣고 대화를 나눈다.

읽다 보니, 나의 인생책 “흐르는 강물처럼”이 떠올랐다. 강물이 흘러가듯 사람도 시간 속을 흘러가며 상실과 사랑, 용서를 배워 간다는 점이 닮아 있었다. 이 작품은 그보다 훨씬 더 잔잔하지만, 마음을 천천히 적셔주는 힘은 결코 작지 않았다.

또 다른 인생책 “스토너”도 생각났다.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한 인간의 품위와 태도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특히 더 그랬다. 다만 스토너는 깊은 쓸쓸함을 담았다면 테오는 조금 더 다정하고 따뜻한 온기를 품은 소설이었다.

인생의 따뜻함,
사람의 다정함,
품위 있는 노신사의 조심스런 경청이
나 역시 내 힘듦도 털어놓고 싶게 만들었고,
그의 존재가 큰 위로가 되었다.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테오 할아버지의 다정함은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충만하게 채워갈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 오직 입소문만으로 밀리언셀러라니,,, 이 소설이 광고보다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사랑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자극적인 사건으로 독자를 붙잡기보다,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경험을 선물해주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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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라이프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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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라이프 #히가시노게이고

도서제공 | @hdmhbook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은 참 오랜만이다.

‘산장’이 들어간 작품들은 중반까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결말에서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인지 어느새 그의 힐링 소설을 더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직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는 더욱 기대가 됐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처음이라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다.

프롤로그에는 닛타 고스케의 학창 시절이 짧게 등장하고,
시간이 흘러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대는 호텔.

그동안 형사였던 닛타는 이제 호텔의 보안 책임자가 되었고,
호텔을 지켜야 하는 입장과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 사이에서
이전보다 더 복잡한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추리소설 신인상 심사 장소가 갑자기 호텔로 변경되면서,
경찰은 과거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그 자리에 나타날 가능성을 포착한다. 하지만 정작 용의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호텔이라는 공간은 늘 완벽한 미소와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목적을 숨긴 사람들이 머문다.
그리고 그 고요한 공간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휩싸인다.

과연 경찰은 정체를 숨긴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을까.

잔잔한 시냇물처럼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긴장감이 조금씩 차오른다.
그리고 섬뜩한 살인사건 이야기가 좀 충격적이었는데..😱

역시는 역시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뛰어난 가독성과 몰입감은 여전하다.
화려한 장치보다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고,
평범한 대화 속에서도 단서를 심어두는 방식은 역시 능숙하다.

엄청난 반전을 기대하기보다(어느정도 예상은 했음.. 게이고이기에), 조용히 스며드는 긴장감과 인간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즐기기에 좋은 작품.

그래서일까.

큰 기대를 품고 펼치는 작가는 아니어도,
신작이 나오면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이름.

히가시노 게이고는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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