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금옥만당 (총9권/완결)
골생미 / 만월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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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소설의 가장 큰 활약자이자 계속 읽게 만들고 싶은 궁금증을 만드는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시어머니임.
이런 시어머니 계시면 당장 결혼한다.
남편 아니라 시어머니 보고.
시어머니 아니라 양어머니이기만 하셔도 될 거 같음. 로맨스 전혀 없어도 재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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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삼세 십리도화 삼생삼세
당칠공자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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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니 표절시비 붙은 글인 데다 원래 BL 소설에서 주인공들만 NL로 바꿔 낸 거라는데… 진심 환불하고 싶다. 짜증.

드라마가 화제이기도 했고, 재밌다는 말을 들었고, 리뷰글을 보고 믿을 만하겠다 싶어 구매했다가 실망했다.
이하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감상이다. 혹시 이미 읽은 다른 사람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리뷰와 제목과 유명세, 평범한 남녀의 사랑얘기 보고 싶어 낚여 들어왔다가 실망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남긴다. 난 지금 솔직히 돈이 엄청 아깝다.

우선 전체적인 내용은, 재미는 있다. 작가가 자료 조사를 무척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계관이 굉장히 탄탄하며, 주인공 외 다른 인물들의 개성도 뚜렷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 전체적으로 받은 느낌은 어렵고 복잡한 지위와 세계관과 궁중관계도 등을 빼면 평범한 한국의 로판 웹소설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마어마한 부수를 판매한 베스트셀러라는 명성에는 좀 아쉬운 수준.

주인공 커플, 주인공 커플과 적대 관계인 커플을 제외하면 죄다 남남커플이다.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나, 나처럼 골수 로설 독자이며 남녀의 사랑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뜬금포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어느 정도였느냐면, '작가가 실은 BL을 쓰고 싶었는데 마지못해 주인공 포함 세 커플 정도만 NL로 만들어 놓고 로설의 탈을 씌워 출판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심지어 주인공 커플 데이트 할 때도 여주가 남장하고 나가는데(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그러고서 남자한테 집적댐을 당한다. 작가가 어지간히 남남 주인공 커플 쓰고 싶었나 보다 했음.)

거기다 주인공 커플 제외하고 남X녀 커플이라 할 수 있는 두 커플이 주요 악역 혹은 주인공과 악연관계다. 주인공이 등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하며, 혹은 따르고 싶은 이는 모조리 남자. 그나마 아군이라 할 수 있는 여자는 시녀 아니면 돌봐줘야 하는 사고뭉치 사춘기 소녀 같은 존재 하나밖에 없다. 읽다 보면 상당히 미묘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세계 제일 잘생기고 멋진 능력있는 남자를 차지하여 다른 여자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은 로설이니까 그렇다 이해한다. 그러나 그 외 주조연 남캐들은 모조리 남자들과 이어주어 다른 여자들을 닭 쫓던 개 만드는 장면까지 보고 나니 뭐라고 해야 할까. 체면상 역하렘을 차리진 않더라도 잘난 남자 나눠줄 순 없으니 너희들은 거기서 손만 빨아라 싶은 느낌? 남녀는 안되지만 남남은 허용한다? 보다가 가장 헛웃음이 나온 부분이었다.

다 읽고 난 결론은 이러하다.

1. 명성에 비해 한없이 가벼웠다
2. 이럴 거면 차라리 BL 쓰지 뭐하러 NL로 냈냐.
3. 주인공 커플과 찹쌀경단만 모아서 책 냈어도 됐을 것을.
4.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사건들의 나열. 특히 전 남친과 재회하는 부분이 가장 뜬금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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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히메 1
타카노 와타루 지음, 조은경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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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한 소녀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의 이야기다.

그대로였다면 아무 것도 아닐, 아무도 모르는 평범한 삶을 살아갔을 한 소녀가 서두의 만남에 의해 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그럼으로 보게 되는 세상의 이야기.

왕이 존재하고, 신분제가 존재하고, 상투적인 권력 싸움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조금도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도 담담하게 그것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 때문일까. 또는 그 시선 너머에 존재하는 애정 때문일까.

고아였던 소녀가 아홉 살 때 만난 두 사람의 남자 - 텐과 토에는 소녀에게 갑작스런 변화를 제공하고, 그 변화를 겪으며 차츰차츰 성장해 가는 소녀, 카라스미는 두 사람에게 강한 애정과 믿음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에게 받는 애정과 주고받는 마음. 그 때문에 피가 튀고 생명이 꺼져 가는 잔혹한 세상의 일면을 보면서도 소녀의 눈은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황무지에 핀 한 송이의 꽃 같달까. 자신이 권력 다툼의 한복판에 서 있고 맞서고 싶지 않은 상대와 맞서야 하는 현실을 알면서도, 어린 아이라면 보통 피하고 싶어하는, 아니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을 카라스미는 담담하게 바라보고 맞서 나간다. 찐 옥수수를 좋아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보통의 소녀이면서도 어른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에 지지 않는 강함이 그녀의 안에 잠재해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배경 구조이면서도 이 이야기가 독특함을 잃지 않는 것은 그런 카라스미라는 캐릭터가 중심에서 균형을 잡아 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그녀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텐과 토에, 그리고 말없이 지켜주는 히카게, 그 외의 다른 공주들. 여러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눈을 뗄 수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둥글게 퍼져가는 동심원을 보는 듯, 이야기 속에서 가장 진취적으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두 사람, 텐과 토에는 가운데에 카라스미가 없다면 그 톡톡 튀는 개성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런 캐릭터로 떨어지고 말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후기에서 작가가 말하는 부분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았달까).

권력을 얻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 충분히 잔혹할 수밖에 없는 세상인데도, 그런 세상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는 카라스미의 눈은 더없이 맑다. 어린아이다운 천진함, 그러나 동시에 어린아이답지 않은 깊은 생각을 지니고 있는 카라스미가 이런 따뜻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 옆에서 지켜주고 있는 텐과 토에가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위해 시작된 만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애정과 조건 없는 믿음이 그 관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그것은 냉혹한 세상에서 카라스미를 지탱시켜 주는 기반이 된다.

희대의 사기꾼 두 사람과 그들의 공주.

"셋이서 천하를 훔치러 가자"는 그들의 말처럼, 무한히 뻗어나갈 것 같은 길을 계속 걸어가는 세 사람의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두근거리는 기대감과 함께 언제까지나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오랜만에 가슴이 꽉 찬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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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1 - 마법사 하울의 비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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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애니보다 먼저 책으로 읽었다.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선전이 한창 나오고 있었을 때였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가 궁금했던 것도 있었고. 그래서 서점에 책이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즉각 집어들어서 읽어 나갔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읽은 것도 모자라 사 버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이것은 기본적으로 동화를 토대로 한 모험과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 동화에 흔히 나오는 "딸 셋 중 첫째와 둘째는 별 볼일 없고 막내가 가장 아름답다"라는 설정이 잠시나마 나오는 것도 그렇고, 금발에 화려하고 멋진 남주인공이 보잘것 없는 여주인공에게 신경을 쓰는 것도 그렇고,  여주인공이 마녀의 마법에 걸리는 것 하며 왕자님이 마녀를 처치하러 간다는 내용도 그렇고, 거진 동화책에 나오는 설정을 끌어다 쓰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설정이 참신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동화의 기본 토대를 그대로 가져다 쓰기보다는 작가 나름대로 변형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잘생기고 멋있었던 마법사 하울이 실은 굉장히 뺀질거리고 현실도피 성향이 강한 허영심 많은 성격이라든가, 아름답고 상냥해야 할 여주인공 소피가 세 딸 중 가장 미모가 떨어지는 데다 까다롭고 잔소리가 많아 거리낌없이 남주인공을 구박한다는 설정 등, 거기다 항상 왕자님이 구출해주기만을 기다리던 여주인공이 여기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한다. 소피가 항상 말하는 [맏딸 징크스]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피는 저주에 걸렸다고 해서 맥없이 주저앉아 절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서도 낙관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분명 이것은 아이들이나 읽을 만한 단순한 동화는 아니다. 기본은 분명 동화건만, 변함없고 식상한 동화의 틀을 깨버릴 독특함이 배어 있다. 비록 끝까지 뺀질거리던 하울이 나중에 비로소 남주인공다운 활약을 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움직인 건 소피다. 실수투성이였어도 끊임없이 움직였던 소피의 바지런함에 웃음이 나왔고, 더 정감이 갔다. 항시 맏딸 징크스에 대해 중얼거리며, 자신은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포기한 투로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소피는 그 누구도, 하울이나 황야의 마녀의 힘도 아닌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착하고 얌전한 보통의 동화 여주인공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활약이다.

나중에 애니를 보았을 때, 확실히 하울은 광고에서 보았던 대로 미남이었다. 소피와 같이 하늘 산책을 하는 장면에서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소설에서 보았던 짜임새는 조금 부족한 듯 보였다. 하울이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마지막에 나온 허수아비 왕자는 대체 뭔지, 눈요기는 확실했지만 뭔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었다. 그 와중에서도 단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소피가 단단하고 야무진 여성으로 묘사됐다는 것. 어쩌면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한 것을 미야자키 감독도 느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낭만적이지만 꿈을 꾸지 않는 동화. 내게 있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런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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