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개인전을 매일 보고 왔다는 이선과 나의 대화가.
소설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어떤 양면성이라고 해야 할까. 속에 내재된 감정들을 어느 순간에 풀어놓는데, 그럴 때마다 묘하게 섬뜩했다. 인물들은 대부분 겉으로 진심을 표현하지 않았고, 스스로도 불합리한 상황을 합리화했고, 어떤 불합리를 느끼면서도 그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 현실에 굴복하며 피폐해져 갔고, 어떤 사건들을 겪으며 섬뜩한 진심을 표출했다. 진심이라고 하는 것은 대개 추악했고, 누군가의 죽음을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누군가의 죽음과 절망을 바라는 그 마음을 보고 있으면 섬뜩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해설에서 '소설들은 찝찝한 조짐이 우글거리는 쪽으로 독자를 데려다놓는 쪽에 가깝다'(279쪽) 라고 표현하는데, 글을 읽으며 느꼈던 어떤 묘한 감정에 대하여 해소를 한 기분이었다. 그 찝찝한 소설들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언캐니 밸리'를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데, 노부인에 관한 것이다. 당신은 노부인의 집에 작품으로서 출근을 했고, 어느 날 당신은 누군가가 뿌린 염산에 의해 화상을 입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