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은 고통의 근원이며, 그것이 초래하는 혼란을 없애는 것이 이고득락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라는 견해는 그래도 이해하기 쉬운 불교의 주장이라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간 불교사상에서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 결코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것들의 배후에 '나(我)'라고 하는 더 원초적인 기원이 있어서 불교에서는 '무아(無我)'를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통의 근원이 되는 나를 없애는 것, 이것이 이고득락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처음엔 책의 제목에 끌려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는데, 저자는 불교와 철학을 적절히 융화하여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었다. 평상시 너무 심오하게만 느껴지던 불교 용어들의 난해함을 함께 지적해줘서 괜한 긍정의 끄덕임을 하게 하고, 불교의 공사상이 어떻게 사유의 근원이 되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나아가 칼포터의 반증주의, 흄의 회의주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 하이데거의 현상학, 유가의 중용지도, 장자의 대자재, 송나라 명리학 까지 동서양의 모든 철학사상을 인용해 불교학을 설명하고 있어서 사상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의 철학과 불교에 접근할 용기를 불어주고 있었다.
철학이라는 주제가, 불교라는 주제가 절대 고리타분하지 않고, 가독성이 좋아, 새로운 계절로 향해가는 요즈음 1독을 권장한다. 누구라도 부담없이 동서양의 철학사상의 바다로 빠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