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1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멸종>... 정말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책을 들었다.

공룡의 이름이라면 친척들 이름보다 더 잘 뀌고(?) 있는 어린 조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우연히 흘러나온 환경이야기에서 벌써 5번의 대 멸종을 거쳐온 과거의 이야기를 잘난 척 하듯 꺼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책을 읽게 만든 것 같다. 말 그대로 오로지 자기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책을 집어든 것이다.

 

 


우연찮게 채널을 돌리던 중 공룡들이 사라져간 이야기를 다루던 프로를 스치듯 본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정말 별스럽지 않게 그냥 흘려버렸었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같이 매스컴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던지..

생태계 파괴나 지구 온난화, 이상 기온 등에 대해 많이 듣기는 하지만..

사실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책의 소제목을 붙은 "진화사에 남은 가장 흥미진진한 미스테리, 다섯 번의 대멸종"

이런 제목을 볼 때만 해도 그저 얄팍하게 알고 있는 사라진 공룡시대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만 추측하고 있었는데..

서론에서 그리스 산토리니섬이 사실은 분화구로.. 테라화산이 3900년전 분화하고 남은 칼데라가 붕괴하면서

화산의 대부분은 바닷 속으로 가라앉고 남은 봉우리 부분이 현재의 산토리니 섬이라는 설명에..

그저 풍광 좋고 CF에서나 만나던 그림같은 파란지붕의 환상이 슬슬 호기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제목에서 말하는 "멸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저 모든 것이 생겨나면 자연히 사라지기 마련인데..

뭔 유난을 저렇게 떨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대멸종 / 고생대의 대멸종 / 중생대와 신생대의 대멸종 / 인간이 스스로를 멸할까 - 제6의 멸종"을 차례로 읽다보면

이 모든 자연생태의 변화가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며, 과거의 대멸종이 소행성충돌이나 초신성폭발, 화산폭발 등..

우주의 어떤 현상에 의해, 또는 지구 자체적인 어떤 정화작용에 의해 일어났지만,

앞으로의 일어날 수 있는 제6의 멸종은 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경고를 주고 있다.

 

각 챕터별로 설명되어 있는 멸종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나갈 때는..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등 예전에 한번쯤 들어봤던 이름들이 반가워서...

또 각 시대별 아는 공룡의 이름이 반가워 읽어나갔는데..

 

책을 읽다보면 처음 접하는 용어들이 낯설어도 요즘 많이 접하는 지구온난화가,

해수면의 변화가 왜 문제가 되고 주의를 해야하는 지 조금씩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항상 대멸종 전의 최상위 포식자들은 대멸종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다"

 

사실 요즘 많이 캠페인을 하고 있는 "북극곰살리기 프로젝트" 같은 것을 봐도..

지구온난화가 그들의 삶과 어떻게 문제적으로 연동되어 있는지 생태를 잘모르고 있으니 왜 북극곰이 죽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한동안 새로운 대체에너지로 각광받으며 "불타는 얼음"으로 소개되기도 하고..

독도인근에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어 일본이 독도를 탐내고 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던

"메탄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이야기도...  책을 읽다보니 그저 간과할 수 없는... 그저 반기기만 할 수 없는 이야기였었다.

 

앞으로는 종자전쟁에서 살아남는 국가가 강대국이 될거라는 이야기도 그저 정치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일이었다.

인간이 있어 왜 주변이 황폐화되고.. 사막화되며.. 우리는 왜 그 자연의 공격을 받게 되는지 책을 읽다보면 아찔하게 다가온다.

 

"대멸종은 바다로부터 온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더 소름이 끼쳤던 것은..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최종적으로 대멸종을 이끌었다고 한다.

4대강 공사 후 일어나고 있는 많은 환경파괴와 물고기떼죽음 , 오염지표종들의 번식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환경부와 문제가 많다는 지자체감식단의 발표.. 문명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그저 잘잘못을 떠나 생태계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면 과연 실현되었을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책 한켠에 올라와 있던 "어선들의 무덤"으로 표현되는 사막으로 변한 "아랄해"의 모습에서

자꾸 우리의 4대강이 크로스 되는 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지금 당장 대멸종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물론 가까운 시일내로 일어날 수도 있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하겠다.

 

 


 

마지막 뒷면을 장식하던

 

"인류는 어찌 보면 생태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암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라는 말에 스스로의 존재를 지우려 하는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가 아닐지...

책을 덮을 무렵.. 마지막에도 다시 거론되고 있는 영화 "혹성탈출"의 마지막 장면이..

그저 간과할 수 없는... 어쩜 그 가능성 때문에 더 쇼킹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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