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 오늘이 불안한 요즘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4대 종교 성직자의 행복 수업
성진 외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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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를 이끌고 있는 종교인들이 만나 결성한 세계 최초의 4대 종교인의 노래모임 "만남중창단". 모든 인연이 우연이 아니라는 가수 노사연의 "만남"에서 영감을 받아 "만남중창단'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이분들은 BTS에 이어 유엔 무대에 서고 싶다는 대단한(?) 포부를 밝혔던 인터뷰를 보며 Michael Jackson의 Heal the world를 떠올렸었는데, 청룡의 해 갑진년을 맞이하며 이분들이 의기투합해 신간을 내놓았어요.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처음엔 책제목 때문에, 출판사 때문에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첫장을 열면서 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욕망(?)들, 소망들, 소원들이라고 단정짓기엔 조금 문제가 있겠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것들에 대해 각 종교의 지도자들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펼쳐 놓았어요.


행복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행복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는지는 각자 개인차가 있기 마련인데, 만남중창단 4분은 각자의 종교에서 이해하는 행복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계시네요. 어떤 특별한 행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실체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에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말해주네요. 정말 누구나 행복하고 싶다고 하지만, 행복하기 위해서 그저 허상만 쫓고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바라고 바라는 것이 바로 이 돈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도 가끔은 행복한 일주일을 위해 복권을 구매할 때가 있거든요. 물론 다 꽝~이었지만.. 돈 때문에 문제도 많이 생기고 주변의 인간관계도 틀어지는 것도 많이 봐왔는데도 그래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서는건 제가 너무 속물적이기 때문일까요? 만남중창단 4분은 돈의 파트에서는 돈을 가지지 않은 가난을 추구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행복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돈을 갖는 것은 필요하지만 돈에 집착하는 것으로는 행복에 절대 다가갈 수 없다고 말씀하시네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무소유에 대해서도 그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집착을 끊는 거라고 설명해 주시네요. 어쩌면 돈의 있고 없음의 문제로만 풀어갈 수 있는 주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가시더라구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데는 돈의 소유는 어느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해야 하지만, 절대빈곤은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하네요. 사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도 내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속물처럼 돈에 집착하고 있지 않았었나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관계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 관계의 부재로는 이어갈 수 없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직접 보고 만나는 그런 관계를 이어갔다면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려 하는 거 같거든요.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막혀 있을 때에도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더 활발한 관계를 만들어 갔던 걸 기억하거든요. 그렇게 예전처럼 꼭 만나는 그런 인연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형태의 관계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거 같아요. 요즘의 사회 세태를 말할 때 "은둔형 외톨이"와 "관종"에 대해서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거 같아요. "은둔형 외톨이"가 관계를 끊어서라기 보다는 더 간절히 원했는데 이어지지 않아 스스로를 격리시킨 형태가 아닌 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런 관점이라면 "관종' 역시 튀는 행동을 하는 것이 나를 드러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드러나게 행동해서 자신을 보여준 건 아닌지.. 어쨋든 서로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지만 결국 인간관계의 부재에서 나타난 사회 형태가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어떠한 것도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예전과 달리 사람과의 관계가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는 요즘은 관계에 대해 극단적인 편견을 갖는 것보다는 조금 서로의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는 적정한 거리두기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게 더 필요한 거 같네요.


감정

요즘은 뉴스만 봐도 감정사고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 지 시시콜콜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특히나 운전하는 분들은 더더군다나 그러한 일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4분은 그러한 감정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자존감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시네요. 사실 현실을 살다보면 마음이 그래도 여유로운 사람이 그런 감정사고를 덜 일으키는 거 같더라구요. 4분은 각자의 예시를 통해 자신감이 아닌 자존감을 키워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고, 스스로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어 놓았어요. 모두가 동일한 방법으로 해소가 되지는 않겠지만, 종교지도자들의 감정해소법을 참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살면서 너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그런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감정은 에너지 이지만, 결국 감정은 감정일 뿐이잖아요. ^^


중독

요즘 또 쉽게 접하는 단어 중 무서운게 "중독"이 있죠. 그래도 설탕중독이나 카페인 중독, SNS중독, 이런 건 그나마 귀엽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도박중독, 마약중독, 약물중독 이렇게 까지 가면 말만 들어도 무섭더라구요. 예전엔 우리나라에서 마약관련 기사를 많이 못봤던 거 같은데, 요즘은 뉴스에서도 많이 나오니 세상이 더 무섭게 느껴지더라구요. 만남중창단 4분은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욕망과 결핍으로 보셨어요. 처음부터 중독에 빠진 것이 아니라 불안한데, 시간을 두고 불안의 요소를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불안감을 없애려 하는데서 중독에 빠져들게 되는 거라고...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도피하려는 마음에서 중독에 빠지게 되는 거라고 하시네요. 정말 중독은 과도한 욕망과 그를 채우지 못하는 결핍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가 싶네요. No Pain, No Gain.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그 단순한 진리.. 그래서 더 마음챙김이 필요한 시절이 아닌가 싶네요.


죽음

삶의 끝이라고만 생각했던 죽음. 가끔은 막연함때문에 두렵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만남중창단 4분의 죽음에 대한 소회를 읽고 보니 죽음은 그저 소멸이나 끝의 의미만은 아니었다는 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죽음이 그저 암울한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지금을 열심히 산다면 다가오는 죽음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성진스님이 예로들었던 이야기의 주인공을 보니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 스스로 자존감을 키우는 일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네요.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를 각각의 챕터별로 만남중창단 4분의 대화로 풀어간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가 쉼없이 한번에 읽혀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네요. 나를 발전시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필요이상의 욕심을 부리는 것,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실도피를 하는 것, 그 때문에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다가올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시간이 있다는 것도, 이런 좋은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런 사소함에서도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는지..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불안한 요즘, 마음챙김을 위해서 꼭한번 읽어보면 좋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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