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이란 무엇인가 - 내 삶을 완성하는 영성에 관한 모든 것
필립 셸드레이크 지음, 한윤정 옮김 / 불광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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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책읽기를 뒷전으로 제껴뒀다가 더이상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도전한 불광출판사 서포터즈 빛무리5기. 운 좋게 선정이 되었고, 5기 빛무리 활동의 첫 책은 "필립 셸드레이크의 영성이란 무엇인가?"로 시작되었다.

사실 "영성"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 때문인지,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한참을 고민하며 첫 장을 넘겼었다.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영성"이란 단어는 참 가까우면서도 낯설게 느껴진다. 주변에서 "영성"이라는 단어는 종교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다가왔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 시작하는데도, 나에게 "영성"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더 깊게 다가왔었다. 그냥 편하게 읽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영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계속 종교적인 그 무엇에 휘둘려 사고가 마비된 채로 책을 읽어 나갔다. 겨우 간신히 책을 마무리 해서 인지 계속 왜 "영성"이었을까가 되새겨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유는 모르겠다. 책 속에 설명된 내용들이 더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도 나의 깊은 종교적 의미에서의 "영성"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지 않았을 까 생각해 본다.

"영성이란 무엇인가(저자;필립 셸드레이크)"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2012년에 출간한《영성:매우 짧은 개론서》 초판을 번역한 책이라고 한다. 원래 '매우 짧은 개론서'라는 부제가 붙어 대학 교양과목 수준의 개론서로 펴낸 시리즈 물이었지만, 영성관련 연구 성과를 본문에서 간단히 보여주며 더 읽어야할 목록들이 함께 실려 있기도 하다.

"영성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영성의 종교적, 단계적 풀이를 먼저 이어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 관념이 깊다는 것도 이미 염두해 두고 책은 풀이를 이어가며, 각 종교별로 가지고 있는 의미와 삶의 유형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 의미에서의 "영성"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즈음 되면 작가는 영성이 종교에만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타고난 것으로 세졔의 종교 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부분에서 영성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다.

나아가 영적 수행은 영적인 무언가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따라나서는데, 이 차트에서는 다양한 영적 수행과 행위를 보여주며 꼭 성인이나 현자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영적 수행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수많은 영적 수행이 함께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일례로 2001년 9·11 테러 때 사람들을 구하다 운명을 달리한 소방관이나 경찰들, 21세기 초반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쟁과 평화 유지 활동을 하다 죽은 병사들을 보면 영웅주의나 자기희생을 기리기 위한 전쟁 명분을 준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가장 인도적인 차원에서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앞선.. 말 그대로의 헌신이었던 것이다. 누구든 현자난 성인이 되지 않아도 일상에서 영성수행을 실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가장 오류에 빠졌던 부분이다. "영성"이라는 단어가 가진 묵진한 종교적 의미에서 벗어나는 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도 쉽지 않았다. 허나 "영성"을 종교적인 의미를 조금 배제하고 본다면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적 의미가 가미된다면 신비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냥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걸 안다면 경외감을 느낄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생동안 수많은 일들이 함게 일어나고 경험하게 된다. 내가 성인이나 현자가 되지 않더라도 직접 겪고 이해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내가 느끼는 어떤 영적 수행을 실천해 나간다면 당연히 우리의 일상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다. 얼마만큼 집중하고 실천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읽는 내내 종교적 관점에서의 의미를 벗어날 수 없었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며 조금 이해가 가는 거 같다. 우리가 초월적이고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영성'은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책 읽는 게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지만, 간만에 꺼내든 책 거치대도.. 따뜻한 차 한잔도.. 그리고 깊게 들어오는 오후의 긴 햇살도 다시한번 느껴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책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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