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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의 추억 -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
김세미.이미진 지음, 전현선 그림 / 찰리북 / 2017년 12월
평점 :
제목 : 딜쿠샤의 추억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
내용:
종로구 행촌동 1번지에 있는 서양식 건물의 내력과 건물을 의인화해서 1917년부터 현대에 이르는 우리 나라의 역사를 건물의 입장에서 담담히 적은 동화책입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이 봐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동화책입니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917년 ~ 1942년 내 이름은 딜쿠샤
1945년 ~ 2000년 창문 너머로 바라본 서울
2006년 ~ 2016년 언제나 그 자리에
p9
내가 서있는 이곳은 서울의 한복판, 종로구 행촌동이란다.
바로 내 옆에 서 있는 이 커다란 은행나무 때문에
'은행나무 마을'이라는 뜻의 행촌동이 되었지.
아주 오래전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엔
행주 대첩으로 유명한 조선의 명장, 권율 장군의 집이 있었다는구나.
이 커다란 은행나무도 권율 장군이 심었다고 전해진단다.
바로 이 오래된 은행나무 덕분에 내가 태어날 수 있었지.
자, 은행나무에게 들은 내 탄생 이야기, 들어 볼래?
-제가 주말에 아이들과 한번 찾아가 보려고 지도에서 찾아보니 3호선 독립문역과 경복궁역 사이 사직터널 근처에 있더군요. 거리뷰로 검색을 해봤더니 많은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사이에 있더군요. 거리뷰상 건물 옆에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가 책에서 나오는 은행나무 같고요. 책에서 보이는 딜쿠샤와 은행나무는 정말 그림엽서의 풍경 같았는데 현재 거리뷰상 딜쿠샤는 주변 건물에 너무 둘러싸여 있더군요. 직접 가서 보면 좀 틀리겠죠? 딜쿠샤 터가 권율 장군의 집이 있었다니 아이들과 함께 한번 꼭 가봐야 겠습니다.
1917년 은행나무가 너무 이뻐서 미국인 기자 앨버트 테일러와 그의 아내 영국인 메리 테일러가 산책을 나왔다가 은행나무 옆에 지은 집이 딜쿠샤라는 건물이라는 군요.
p13
1923년, 마침내 내가 완성됐어.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지.
산 아래 마을 사람들도,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도 나를 구경하러 왔단다.
메리는 내게 '딜쿠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어.
산스트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을 뜻한다 하더구나.
-앨버트와 메리가 인도에서 결혼을 했다더니 '딜쿠샤'의 의미가 이런 거였군요.
p52
마침내 나를 문화재로 지정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여기저기 허물어진 나의 몸을 말끔히 고쳐 준 후에
기념관으로 꾸민다더구나.
은행나무는 마치 제 일처럼 기뻐했어.
하지만 나는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단다.
아픈 몸을 낫게 해 주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나와 함께 살던 주민들이 내 품에서 떠나야 했거든.
내겐 정말 슬픈 이었어.
이삿짐 트럭들이 골목길을 올라올 때마다
방들은 비어 갔고, 한 가족씩 나를 떠나갔단다.
내 오랜 친구 은행나무만이 늘 그 자리에서
나를 위로해 주었지.
- 2016년2월,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등은 딜쿠샤를 복원하여 2019년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2017년8월8일, 문화재청은 딜쿠샤를 등록문화재 제687호로 공식 등록하였다고 하네요.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고 합니다. 블랙리스트 같은 것 만들고 국민을 개돼지나 레밍(설치류)이라고 부를 시간에, 딜쿠샤 같은 이런 우람하고 멋있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소박한 문화재를 찾아내서 잘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들을 정부가 더 많이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감상:
앨버트가 붙인 기쁨의 궁전이라는 말대로 6.25전쟁때나 근현대의 지나온 시간속에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품에 품어주고 희망을 주었을 기쁨의 궁전은 자신의 이름대로 역할 다하다가 이제 문화재로 보전되게 된다니 더 많은 사람들이 2019년에는 딜쿠샤를 찾게되면 우리의 근현대사의 흐름을 느낄 수있는 타임머신 역할을 해줄거라 믿습니다.
이 후기는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