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럽게, 도시락부 살림 YA 시리즈
범유진 지음 / 살림Friends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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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맛깔스럽게, 도시락부

 


지은이:

저자 범유진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 문헌정보학과를 수료했다. 2012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에 단편 청소년소설 「왕따나무」가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범유진 작가는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장편 청소년소설 『맛깔스럽게, 도시락부』를 내놓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이 더 ‘맛깔나는’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한다.

출처:인터넷교보문고



내용: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딱히 정할 만한 사람은 없고 여러명의 아이들이 점심시간 도시락을 중심으로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모아의 이야기가 제일 처음 나오지요. 점심시간에 돈이 없어 곤란해하는 모아를 수빈이는 학교 정자에서 점심마다 모임을 갖는 도시락부에 데려 갑니다. 치매가 온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아버지의 식당일을 도우며 넉넉치 않은 생활에도 꿈을 키워 나가는 태준이 이야기도 나오고요. 화려한 아이돌 스타지만 내적으로 힘들어하고있는 보라,죽은 친구의 동생인 수빈이와 연인이 된 신기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각자의 사연들이 이야기 속에 등장합니다. 


목차

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강보라 이야기 : 백반 한 상 그대로
민태준 이야기 : 꽃이 핀 김밥
최수빈 이야기 : 어중간한 삼각 김밥
이신기 이야기 : 고구마 맛탕
그리고 또 한 명 : 도시락 소풍
작가의 말



p010 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중에서

처음 브래지어를 찼던 날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담임 선생님이 청소 시간에 나를 불렀다. 선생님과 단둘이 얼굴을 마주 보고 서는 건 드문 일이었다. 선생님과 마주 서는 아이들은 정해져 있었다.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아주 모범적이거나 아주 문제아인 아이들, 극과극, 끝을 달리는 아이들이 주로 담임 선생님을 독점했다.

"이젠 슬슬 하는게 좋지 않겠니?"

선생님은 내게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뭘요?"
선생님과 비밀 이야기를 하는 듯해서 기분이 들떴다.

"브래지어 말이야 . 속옷"

복도는 시끄러웠고 선생님의 목소리는 약간 커졌다. 옆을 지나가던 아이의 시선이 흘끔 내 뺨에 닿았다. 나는 독감에라도 걸린듯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는 양호실에 가서 브래지어를 받았다. 아무 장식도 없는 밋밋한 흰색이었다. 우리 반 여자애들 중 그렇게 밋밋한 녀석을 첫 브래지어로 찬 건 나쭌인 것만 같았다.

"배부른 소리 한다. 학교에서 그런 것도 챙겨 주고 얼마나 좋아? 할머니가 어렸을 때엔 그런 거도 하나 없었어. 세상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장래에도 있을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최소한의  배려를 좀 더 늘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최약자를 대하는 모습이 그 사회의 진면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능력없는 니 부모를 탓하라는 말은 너무 참담합니다.



p029 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중에서

신문지 앞에 앉은 사각턱 남자애가 최수빈에게 물었다. 최수빈은 손에 든 비닐봉지를 흔들어 보였다.그러더니 내 한쪽 어꺠를 턱 붙잡았다. 나는 최수빈에게 떠밀려 신문지 둘레에 앉았다. '학교 폭력 심각!' 이라는 신문 기사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누구야?"

"우리 반"

최수빈이 내 옆에 척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는 빵과 우유를 꺼냈다. 신문지 위의 도시락들도 하나씩 뚜껑이 열렸다. 음식 냄새가 더 강렬해졌다.

"이것 좀 마셔 봐."

나와 마주 앉아 있던 남학생이 내게 우유를 건넸다. 매점에서 최고로 인기가 좋은 초코 우유였다. 항상 사 먹고 싶었지만 한개에 1천원이나 해서 자주 망설이던 것이었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남자가 갑자기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검은 뿔테 안경의 윗주머니 틈으로 노란색 명찰이 힐끔 보였다. 3학년 선배인 모양이었다. 최수빈이 툭, 내 어깨를 쳤다.

"오빠한테 반하면 안 돼. 내 남친이거는. 앗, 닭튀김 하나는 내거!"

-아.... 저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모아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돈이 모자라서 두 종류를 먹고 싶었는데 하나밖에 살 수 없어서 고민했던 적이 있지요.



p041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중에서

고양이에게 독극물을 살포하는 범죄자를 신고해 주십시오!


자주색 포스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컴퓨터 실습시간에 몰래 검색을 해 보았다. 모니터 한쪽에 띄운 검색창에 '고양이 학대'를 쳤다. 나는 엑셀 파일을 보는 척하면서 검색된 내용을 샅샅이 읽어 내려갔다. 물렁한 처벌, 실질적인 벌금은 5만원 정도, 살충제를 넣어서....아무 이유 없이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다. 포스터 속에서 고양이의 목을 조르는 손이 , 할머니의 주름 잡힌 손으로 보였다.

-죽음의 무게는 모든 생명에게 있어 같습니다. 사람인지라 다른 생명을 희생시킬 수 밖에는 없지만 최소한 먹지 않을 거나 정말 필요하지않다면 죽이지 않아야 됩니다.





p052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중에서

김치와 달걀 프라이를 잘게 다진다. 오이도 최대한 잘게 썬다. 오이와 김치는 물기를 쫙 빼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밥이 질척해져서 맛이 없어진다고 민태준이 몇 번이고 신신당부를 했다. 김 한가운데에 밥을 둥글게 얹고 다진 김치와 달걀과 오이를 얹는다. 그 위에 다시 밥을 얹는다. 김의 사각 귀퉁이를 한가운데로 차곡차곡 접는다.

샌드위치 주먹밥, 완성이다.

-이건 한번 따라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조만간 제 블러그 후기에 올릴께요.^^




p079강보라 이야기 : 백반 한 상 그대로  중에서

무대위를 뛰어다니던 예쁜 꼬마.

그 꼬마는 밤하늘에서 반짝잔짝 빛나는 별이 아니었다. 불이 조금 빨리 켜진 꼬마 전구였을 뿐이다. 주병이 어두울 때에야 별처럼 빛났다. 하지만 주변의 전구들이 우수수 빛을 밝히자 평범한 불빛이 되어 버렸다. 오히려 너무 빨리 불을 밝힌 탓인가 빛이 더 빨리 약해졌다. 꼬마가 계속 빛을 내기 위해 아등바릉 고군분투하는 것을 선생님도, 친구들고 알았다. 꼬마를 지켜봐 온 수많은 사람들이 눈치챘을 터였다.

-엄마만 몰랐다. 작은 대회라도 참가자가 200명이 넘는 대회에서 5등을 해도 거품이 꺼졌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다니.... . 그래서 우리 아들들한테는 어떤 점수를 받더라도 무조건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p187최수빈 이야기 : 어중간한 삼각 김밥 중에서

방 주인이 떠난 지 1년 반이 되어 간다.

하지만 집에서는 그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집은 오히려 장례식을 마치고 온 날보다 더 조용해지고 있다. 부모님은 절대 오빠의 이름을 꺼내지 않고 내게 학교가 어떠냐고 물어보지도 않는다.

 내가 오빠가 다니던 고등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못마땅해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한참이나 계속된 침묵이 알려 주었다. 어쪠서 상처를 더 이지러지게 하느냐고. 그래도 나는 고집을 꺽지 않았다. 부모님은 나를 말리지 않았다. 말릴 기운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버석버석한 허수아비.

수형 오빠가 사란진 뒤 아빠와 엄마는 어딘가 말라 버렸다. 생기가 없다.

-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일상이 망가지지 않고 버티는게 강하십니다.



p233이신기 이야기 : 고구마 맛탕  중에서

최수형은 투명인간이었다. 치수형이 교실에 들어오면주변이 조용해졌다. 체육 시간에 두 명씩 짝을 지어 몸풀기 운동을 할 때면 최수형은 덩그러니 혼자 남았다. 신체 검사 때 가슴둘레를 잴 때면 우우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최수형위 눈을 가리는 시늉도 했다. 최수형의 샤프와 공책을 툭툭 치면서 게이 바이러스가 옮는다고 낄낄거리는 녀석들도 있었다.

 최수형은 게이다. 그런 소문이 있었다. 신문 기사에 실렸던 동성애 찬성퍼레이드를 찍은 사진 속에 최수형이 있었다는 거였다. 1학년 여름 방학 때 최수형이 무지개 스티커를 나누어 주는 자원봉사를 했다는 사실도 소문을 거들었다. 무지개 스티커는 동성애의 상징 같은 거라고 했다.

 "게이면 우리 벗은 몸 보고 막 흥분되고 그러는 거 아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웃는 반 친구들이 불편했다. 성소수자를 비웃는 녀석이 미혼모의 아들을 비웃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내가 겪어 온 일들에 비추어 보면 그랬다.

 어릴 적, 한 할아버지가 내 머리를 후려친 적이 있었다.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 할아버지는 나에 대한 기사가 작게 실린 신문을 들고 있었다. 그 신문 기사 어딘가에 쓰여 있었을 거다. 아버지가 없어도 씩씩하게, 라고.  나를 끌어안는 엄마에게 할아버지는 침을 밷었다.

 "어디, 여자가 결혼도 안 하고 애를 낳아서는 뻔뻔하게....."

 그 할아버지는 지하철역 입구에 앉아 노래를 부르던 장애인 아버씨의 손을 밝고는 유유히 사라졌다.신체적인 폭력이 없었을 뿐 그와 비슷한 일들은 차곡차곡 쌓여 갔다.

-작년에  야근을 끝내고 귀가길 전철역에서 저의 낡은 서류 가방에  달려있는 때묻은 노랑 리본을 보고 머리로 들이박고 도망가시던 술냄새 많이 나셨던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p269그리고 또 한 명 : 도시락 소풍 주에서

신기가 앞장선다. 민태준이 뒤따른다. 민태준의 팔에 걸린 바구니가 묵직해 보인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채워 낳은 바구니다. 그자리 한구석에라도 함께하고 싶어져따. 나는 바람을 실어 보냈다.

"어? 꽃이다!"

수빈이가 바구니 위로 날아온 꽃잎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예쁘다. 무슨 꽃이지?"

"인터넷에서 찾아봐."

강보라가 핸드폰을 꺼냈다. 민태준은 바구니를 열었다.

"꽃 장식이라니, 최고의 도시락이다."

수빈이는 바구니의 안쪽 한가운데에 꽃잎을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

"예쁘다. 무슨 꽃이지?"

"인터넷에서 찾아봐."

강보라가 핸드폰을 꺼냈다. 민태준은 바구니를 열었다.

"꽃 장식이라니, 최고의 도시락이다."

수빈이는 바구니의 안쪽 한가운데에 꽃잎을 조심레 올려 놓았다.

"이건가? 보라색인데 작고........."

"맞는 것 같은데요?물망쵸."

"우리 학교에 그런 꽃이 이었나?"

- 신기는 그 자리에서 멈춘 채 움직이지 않고 정자쪽을 바라 봅니다





 감상:

영화로 만들어도 정말 재미있을 만한 책입니다. 우리 첫째가 읽고 나면 함께 이야기를 해봐야 겠습니다.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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