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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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편의점 인간

 




지은이:

저자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는 1979년 일본 지바 현 인자이 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가보고 싶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다마가와 대학 문학부 예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편의점 알바를 했으며, 졸업 후에도 취업하지 않고 18년째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왔다. 2003년 『수유(授乳)』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한 저자는, 2009년 『은빛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이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저자를 포함해서 단 세 명뿐이다.
무라타 사야카는 온화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크레이지 사야카’라는 별명처럼 독특한 캐릭터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어딘가 색다른 ‘묘한’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자는 지금도 주 3회 편의점에 출근하며 “일반적인 세상 이야기에 묘한 것을 집어넣고 싶다”는 바람처럼 ‘평범함’과 ‘묘함’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을 쓰고 있다.


역자 김석희는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ㆍ프랑스어ㆍ일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루 월리스의 『벤허』,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 등을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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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야기는 공원에서 주은 죽은 새를 구워먹자고 하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확실히 이 책 가독성이 좋습니다. 첫장부터 확 잡아  당깁니다. 그 후 여주인공은 힘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은 합니다. 그리고 대학시절부터 다니기 시작한 편의점에  그것도 한 편의점에서 36살이 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편의점의 점원이라는 가면을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정상이라는 판단을 받는 것을 피하지만 한 편의점에서 16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신기한 일이지요. 여주인공은 타인으로부터 간섭과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자신의 판단에 따른다는 이야기입니다. 


p29
내가 언제까지 취직하지 않고 , 집요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같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계속하자 부모님은 점점 불안해진 모양이었지만, 그 무렵에는 이미 때가 늦어 있었다.
 왜 편의점이 아니면 안 되는지, 평범한 직장에 취직하면 왜 안되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완벽한 메뉴얼이 있어서 '점원'이 될 수는 있어도, 메뉴얼 밖에서는 어떻게 하면 보통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여전히 전혀 모르는 채였다.
- 얼마전에 우연히 대학 휴학생과 저녁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휴학생이라고 하는데 자퇴를 하고 싶은데 자퇴후에도 딱히 생각해둔 것이 없다고 하며 걱정을 하더군요. 저도 그리 타인에게 지향점을 제시해줄만한 위인이 못되는지라 고개만 끄떡이며 들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작 어떤 방향으로 결정을 하더라도 고민을 많이 해보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스스로 결정하는게 사실 상당히 쉽지가 않지요. 특히 요즘 같은 입시제도 하에서는 스스로 생각했다가는 학습 부진아로 취급받을 것만 같더군요. 아직 한글도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이 영어 유치원부터 스스로 좋아서 가는게 아니라 부모손에 끌려 가니까요. 한글 중급 어휘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매일 같이 영어단어를 수십개씩 숙제로 외워야 하고요.

p50
빨리 편의점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멤버의 일원이라는 게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이렇게 복잡하지도 않다.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관계없이, 같은 제복을 몸에 걸치면 모두 '점원'이라는 균등한 존재다.
시계를 보니 오후 세 시였다. 이제 슬슬 계산대의 정산이 끝나고 , 은행에서 돈 바꾸는 일도 끝나고 , 빵과 도시락이 트럭으로 배달되어 진열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떨어져 있어도 편의점과 나는 연결되어 있다. 멀리 떨어진, 빛으로 가득한 스마일마트 히이로마치 역전점의 광경과 그곳을 채우고 있는 웅성거림을 선명하게 머리에 떠올리면서, 나는 계산기를 두드리기 위해 가지런히 손톱을 자른 손을 무릎 위에서 가만히 어루만졌다. 
-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로부터 결혼과 직장에 대해 질문을 받으며 주인공 후루쿠라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저도 주인공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가면을 쓰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했겠지만 가면이 심하네요. 사람이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면을 쓰는 경우가 있겠지만 너무 심해도 문제 입니다.  떨어져 있어도 편의점과 연결 되어 있다니요. 이건 좀 심한듯합니다. 주인공의 이런 부분은 약간은 비정상인 듯합니다. 하지만 죽도록 일만 하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도 귀여운 아가들도 몇년씩 소홀히 한채 일만 하더군요. 아장 아장 걷던 아가가 지금은 중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많이 가족들에게 신경을 쓰지만요. 사람은 다 나름 사연이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p98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치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주려고 하는지 ,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 후루쿠라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합니다. 어떤 집에 남자 아이가 있는데 지금은 중학생인데 초등학생 때부터 등교를 거부해서 어떻게 어떻게 간신히 초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중학교는 졸업이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집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는 성격도 착하고 어린 동생들이랑도 잘 놀아주는 평범한 아이였었는데 어느날인가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철처히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부모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안갈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나쁜 아이도 비정상적인 아이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지혜로운 사람도 아니어서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내도 그 집 엄마를 만나면 이야기만 듣고 적당히 분위기만 맞춰 줄 뿐 할말이 없었다고 그냥 옆에 앉아서 이야기만 들어주다 왔다고 하더군요.
제 아이가 아니라고 입바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도 아내에게 그래도 아이가 살아주니 그 것만이라도 다행인 것 아니냐고 아내에게 짧게 한마디한게 고작입니다.
타인의 취향에 대해 사람들이 지독하게 배려를 안해주는 현실에서 몇년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 그 아이가 사회에서 삭제되지 않고 천천히라도 살아나가기를 진심으로 빌어 줬습니다.



감상:
가끔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저는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고, 서울에서 집을 구해, 남들 처럼 결혼하고 아이들을 양육한다는게 그리 녹록치 않다고 말입니다. 이러면서 집안 경조사에 사람 노릇도 해야하고 그냥 남들 처럼 사는게 참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살다보니 보통이나 정상이 아니라고 해서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여기는 건 반대입니다. 모든 일에는 사연이 있더군요. 나이먹고 한평도 채 안되는 고시원 쪽방에서 연로하신 부모님의 도움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비정상은 아닙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지만 아이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젊은 부모는 못난 부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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