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정원의 비밀 북멘토 가치동화 19
박영란 지음, 이경하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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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옥상정원의 비밀

 

 

 

지은이:

저자 박영란은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소년, 필리핀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혼혈 소년,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녀 등 일찍이 삶의 어두운 면을 알아버린 십 대들의 삶을 통해 작가는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마음속 상처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창작해 왔습니다. 청소년 장편소설『못된 정신의 확산』,『서울역』, 『영우한테 잘해 줘』, 『나의 고독한 두리안나무』, 단편소설집 『라구나 이야기 외전』을 펴냈고 청소년을 위한 테마소설집 『안드로메다 소녀』에 단편 「수지」를 실었습니다. 『옥상정원의 비밀』은 첫 동화입니다.

 

 

그린이 이경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독일에서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차례의 그림 전시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면서, 아동·청소년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나는 수요일의 소녀입니다』, 『고전, 사랑을 그리다』, 『당당해질 거야』, 『나쁜 엄마』, 『우주비행사 동주』 외에 여러 권이 있습니다.

 

출처: 교보문고

http://book.naver.com/product/go.nhn?bid=10206498&cpName=kyobo&url=http%3A%2F%2Fwww.kyobobook.co.kr%2Fcooper%2Fredirect_over.jsp%3FLINK%3DNVB%26next_url%3Dhttp%3A%2F%2Fwww.kyobobook.co.kr%2Fproduct%2FdetailViewKor.laf%3FmallGb%3DKOR%26ejkGb%3DKOR%26linkClass%3D%26barcode%3D9788963191560

 

 

 

 

내용:

독일의 도시 하멜른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하멜른은 쥐가 많아 골치였다고 합니다. 시민들은 시장에게 쥐를 없애달라고 요구했지만 쥐는 없애지 못하고 전전긍긍만 하던 때에 낯선 남자가 마법 피리를 가지고 찾아 옵니다. 그 남자는 시장에게 쥐들을 없애주는 조건으로 금화 천냥을 요구하고, 시장은 천냥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쥐들을 모두 물에 빠뜨려 버립니다. 하지만 시장은 약속한 돈의 일부만 준채 이 사나이를 내쫓습니다.  얼마 후 피리 부는 사나이는 다시 나타나 피리를 불어 1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를 떠나  아이들을은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아이들이 희생된 이야기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에서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많은 고등학생들이 죽었습니다. 그 현실속의 괴기스런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이 이야기는 꽃다운 나이에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의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p8

-나중에....싹이 자랄거다. 그때 보자.

-손에서?

-잘 지켜라. 난 간다.

-어디로 가는데?

-원래 있던 곳.

-왜 가는데....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이제 궁금한 게 없다. 그래서 가는 거다.

하여간 형의 허세는 알아줘야 한다.

하지만 손끝에 싹을 심었다는 말은 허세 같지 않았다. 싹을 심는 순간 손가락이 진짜 아팠다.

 - 작가가 너무 팍팍하다 못해 괴기스럽고 공포영화같은  우리 사는 현실을 아름다운 동화로 쓰다듬어 주시네요.

 

 

p9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은게 있지. 어떤 사람은 새끼발가락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등일 수도 있고 귀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등일 수도 있고 귀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마음일 수도 있겠지. 손이 그런 사람도 있단다."

"여름에도 끼고 다녀요?"

누군가 질문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장갑을 벗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지? 언젠가 우리도 저마다 이해받을 일이 생긴단다."

심술궂은 아이들은 나를 힐금거리면서 웃었지만 나는 모른 체했다. 모든 사람한테 이해받는 일은 지구를 독차지하는 것만큼 어렵다. 열한 살이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한다.

 -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이 그 아픔을 이겨내거나 최소한 버텨낼 수 있게 될 때까지 그 사람을 배려 할 줄 아는게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p66

나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 무심히 말했다. 너무 고통스러운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처럼 할 수밖에 없다. 형 역시 남의 이야기처럼 답했다.

-누가 그래?

-사람들 하는 말 들었어. 세상이 아주 시끄러워. 온통 그 이야기뿐인데 뭐.... 아줌마들이 물속이라서 차가울 거라고.... 빨리 찾았으면 좋겠대.

-.....

-형, 내 말 들어?

-물속이라서 차가운 건 아닐 거다. 마음이 닿지 않아서 차가운 거다.

-.....형.

-왜.

-....형.

형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더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그 죽음을 기억하고 안타까와하는 마음만이 있을 뿐이죠.

 

 

 

p70

그날도 애들 셋이 내 뒤에 따라붙었다.나는 교문 근처에 근처에서 이미 눈치챘다. 남의 뒤를 그렇게 허술하게 밟다니. 절대로 직업탐정은 못 될 애들이었다. 어쨋든 애들이 따라붙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나는 사람들이 많은 길로 걸었다.

-이 부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p103-104

이제 서로 비밀을 한 가지씩 털어놓을 차례였다. 하지만 먼저 입을 여는 쪽이 없었다.

"난 수정이 형 여자 친구야. 그게 내 비밀이야."

연이누나가 먼저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키 큰 결이가 뛰따라 입을 열었다.

"내 비밀은 ..... 우리 누나가 보고 싶다는 거야."

"그건 무슨 뜻이지?"

연이 누나가 물었다. 그러자 한경이가 말했다.

"쟤네 누나도 그때 사고 당했어. 그래서 국이한테 소문 듣고 쫓아다닌 거야. 너무 황당한 이야기니까 믿지는 않았지만, 만에하나 진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

숨죽이고 있던 기영이가 낮고 작게 말했다.

"나도 형이 보고 싶어. 그게 내 비밀이야."

 - 슬픕니다. 왜 사랑하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이 비밀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p152

"나도 알아. 언젠가는...."

'언젠가는'이라는 말 때문에 공연히 내가 목이 막히고 말았다.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목소리를 냈다가는 연이누나와 둘이서 크게 한판 울 것만 같았다. 열한 살이 넘은 사람 둘이서 크게 울기에는 너무 환한 낮이었다.

 - 울어도 됩니다. 제가 아저씨인데 열한 살이 넘었다고 해서 ,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슬픔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p170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가 퍼져 올라왔다. 노래 제목은 알 수 없었지만 잔잔한 음악에 마음이 고요해졌다. 연주가 끝나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조심스러운 박수였다. 사람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있어도 즐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추모하는 거야"

연이누나가 속삭였다. 누구를 위하여 사람들이 모인 건지 그때 알았다. 그건 우리 형과 결이네 누나와 기영이네 형, 국이네 형, 그리고 함께 사고 당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모인 거였다.

"사람들....운다."

국이가 중얼거렸다. 국이 말대로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에 뒤섞여 사람들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멀리서 울리는 종소리 같았다. 우리는 가만히 그 소리들을 듣고 있었다.

-...울기 시작하면 치유가 시작되는 거야.

 -  어렸을적  기억에 어떤 초상집에서 어른들이 떠들고 왁자지껄하던 기억이 나네요.



 

감상:

박영란 작가의 [못된 정신의 확산]이라는 청소년 장편 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고등학교 1학년인 여학생인 주인공 나는 덩치가 아주 크고 중학교2학년때 태권도와 특공무술로 남자아이들 다섯명과 대등한 싸움을 벌인 후로는 왕따 아닌 왕따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자를 좋아한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의 집 옆에 원룸을 얻어 혼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조라는 여자 불량그룹의 리더 여자아이가 파고 듭니다. 그리고 조는 주인공 나를 미나와 H와의 싸움에 이용합니다. 주인공 나는 알면서도 조의 이상한 매력에 끌려 점점 상황에 휩쓸려 들어가지만 결국 타락한 조는 별거아닌 존재가 되버리고 주인공 나는 다시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책을 읽었을때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방식이 약간 하드 보일드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동화라 그런지 좀 더 부드럽네요.  박영란 작가는 [못된 정신의 확산]소설에서  선과 악에 대해 이야기 하며 악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인해 선이 후퇴했다가 서로 겨루지만 결국에는 선이 승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그 때 인상이 깊게 남아 있던 작가의 어린이 동화를 세월호 이야기로 다시 접하게 되었네요.


이 책 [옥상정원의 비밀]을 읽고나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제발 깊은 고통을 느끼는 인간에게 슬퍼하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그 고통을 조용히 배려해주자는 것입니다. 이제 그만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에게는  자기 자식이 비명횡사했는데 몇년만에 잊을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두번째는 시대와 조직속에서 개인의 의무이자 권리의 이야기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비인간적인 제도속에서 개인이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반성의 촉구를 주장하였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살펴보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일에 충실하기만 하는 것은 평범한 삶에서 쉽게 본인 스스로를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거대한 악의 통로로 만들기 쉽다고 했습니다. 아이히만은 스스로 그 질문을 포기하면서 기능적으로만 삶에 응대하였고 그로인해 수많은 유대인들이 가스실에서 죽었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용 동화입니다. 하지만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으로써의 최소한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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