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통조림 학원
지은이:
저자 송미경은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2008년 웅진주니어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어떤 아이가』로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돌 씹어 먹는 아이』로 제5회 창원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바느질 소녀』 『복수의 여신』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등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 『광인 수술 보고서』를 썼다.
그린이 유준재는 대학에서 섬유미술을 공부했다. 2007년 『동물 농장』으로 제15회 노마 콩쿠르에 입상했고, 2015년 『파란 파도』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화성에 간 내 동생』 『나는 무슨 씨앗일까?』 『지엠오 아이』 『소년왕』 『첫 단추』 등의 그림을 그렸고, 『마이볼』 『엄마 꿈속에서』 『파란파도』를 쓰고 그렸다.
홈페이지 www.uzzun.com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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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누나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소년이 겪는 약간은 공포스런 이야기입니다. 학원 문제와 가족을 잃고 남겨진 가족들의 아픈 모습들이 읽는 내내 가슴아프게 합니다.
p7
아이들은 모두 통조림에서 풍기는 냄새에 군침을 삼켰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이야. 이보다 더 맛있는 떡은 없어. 이 떡을 먹는 순간 다른 모든 떡들의 맛이 잊혀질 거다."
삐에로의 목소리는 슬픔과 시쁨이 뒤섞이고 남자와 여자가 뒤섞인 소리였다.
- 시작 부분인데 삐에로를 묘사한 부분이 약간 무섭습니다.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하고요.
P21
"4학년이 얼마나 중요한 줄 알아? 지금 공부를 해 둬야 5학년 올라가서 안 헤맨대. 그래야 6학년 올라가서 안 헤매고, 그래야 중학교 가서 안 헤매고, 그래야 고등학교 올라가서 안 헤맬 거 아니니? 그래야 네 아빠처럼 평생 이렇게 헤매면서 살지 않...."
승환이는 더 얘기가 길어지기 전에 방으로 들어왔다.
- 평생을 그렇게 빨리 빨리 안 헤매고 살면 뭐가 남지요? 아이들이 너무 힘들게 사는 것은 부모로써 싫지만 평생을 앞만 보고 달리다 그대로 무덤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욱 끔찍합니다.
P72
"난 우리 오빠 생각 안해. 그 사고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거든. 그런데 요즘엔 이상하게 그 일이 자꾸 생각나. 너랑 내가 졸라서 갔던 가족 여행."
"노력한다고 생각이 안 나?"
"내 머릿속에서 연필이 그런 생각을 그리려고 하면, 나는 얼른 다른 걸 그려 버려."
"왜 너네 오빠랑 우리 누나만 죽었을까? 그날 차에 타고 있었던 우리는 모두 이렇게 살았잖아. 너희 아빠가 좀 다치긴 하셨지만."
윤아는 말없이 1번 통조림을 집었다.
"아픈 기억을 지워 주는 통조림이네. 이거 정말 내가 먹어도 돼?"
"네가 먹고 싶다면 먹어. 난 누나 잊고 싶지 않아."
- 맞습니다. 잊으라고 강요하면 안됩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실제 현실 세계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P95
"아주 지독한 기억은 아무리 저장해도 다시 생겨나지. 아무리 먹어 치워도 소용없어. 곧 다시 생각나고 말테니까." 삐에로 박사의 목소리는 여전히 어린아이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곧 어른의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게 있습니다. 2002년 3월16일, 청부업자에게 자신의 귀한 딸의 목숨을 빼앗긴 어머니가 최근에 스스로 굶어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를 요즘 접했습니다. 14년이 지나도 그 어머니는 정말 잊을 수 없으셨을 겁니다. 이화여대 법대생이었던 고 하지혜양의 죽음은 그 어머니에게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 아픔을 어찌 공감한다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소천하신 고 하지혜양의 어머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P151
"하지만 이 아이들 중엔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은 아이들이 있을지도 몰라. 지금이 더 행복한 아이도 있을 거라고."
제호가 말했다.
"재호야, 그건 다른 사람이 일방적으로 지운 거잖아. 우리 기억이니까 지울지 말지도 우리가 결정해야지."
잠시 머뭇거리던 재호는 말없이 뚜껑을 따기 시작했다.
- 남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다려 주지는 못할망정 모질게 굴지는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사회는 장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사회니까 말입니다.
감상:
주인공 소년이 누나를 불의의 사고로 잃고 방황하는 것이나 아이들이 사교육에 짓눌려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이야기가 현실속의 사실과 자꾸 겹쳐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희망을 주면서 끝나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