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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지은이:
저자 톰 미첼은 교사이자 화가. 영국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악어 세 마리를 키웠을 정도로 시골인 마을에서 자랐다. 그 덕분에 동물과 새, 식물에 대한 애정이 깊다. 어릴 때부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친척들이 보내준 편지를 보며 먼 나라에 대한 동경을 키웠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는 이유로 20대 초반에 아르헨티나에서 기숙학교 교사로 생활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돌아와 주로 집 주변의 야생동물, 특히 새들을 즐겨 그리며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스스로 ‘콘월의 좋은 땅’이라고 부르는 부지를 일구며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다.
역자 박여진은 한국에서 독일어를,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기업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영미 문학 단편집을 기획하며 번역가가 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작가가 사랑한 작가』『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딱 1분만, 가만히』 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http://book.naver.com/product/go.nhn?bid=10128075&cpName=kyobo&url=http%3A%2F%2Fwww.kyobobook.co.kr%2Fcooper%2Fredirect_over.jsp%3FLINK%3DNVB%26next_url%3Dhttp%3A%2F%2Fwww.kyobobook.co.kr%2Fproduct%2FdetailViewKor.laf%3FmallGb%3DKOR%26ejkGb%3DKOR%26linkClass%3D%26barcode%3D9788950962593
내용:
모험심 많지만 사려깊고 소심한 점잖지만 유머가 넘치는 영국의 젊은 청년이 꿈을 쫓아 1970년대 아르헨티나에 가서 기숙학교 선생님일을 하게 됩니다. 우연히 죽음의 위기에 처한 펭귄을 천신만고 끝에 구하게 되고 바로 그 펭귄에게서 마음의 평화와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선물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P10
학교 측에서는 내게 상주 교사 자리를 제안했는데 계약 조건은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일단 학기 내내 근무하는 조건으로 학교 측에서 왕복 비행기 비용을 부담해준다고 했다. 그리고 영국 정부에서 받는 노령연금도 수령할 수 있으며 연금은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화페로 제공된다고 했다.
-주인공이 꼼꼼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 문제는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사로잡았던 모험정신으로 운명을 찾아 서쪽 하늘 저편으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들에게 들려줄 어마어마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을 보니 굉장히 낙천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당시 주인공이 일하기로한 기숙학교는 아르헨티나에 있었고 그 아르헨티나는 정국이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였죠.
하지만 주인공은 이 결심 덕분에 후안 살바도르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납니다.
노랗게 물든 어느 숲 속에 두 갈래로 나뉘어진 길.
아쉽지만 두 길 모두를 갈 수는 없다.
나는 우두커니 선 나그네 되어
나무 밑 덤불 속으로 꺾이며 사라진
한 갈래 길의 보이는 곳까지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
그리하여 먼 훗날 어느 곳에서
한숨을 쉬며 나는 말하겠지
어느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그중에 덜 다닌 길로 떠났다고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P27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누구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왔다.녀석은 나를 공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다행히 내게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그리고 나 역시 오는 길에 녀석을 그냥 버려두고 싶다는 유혹에 굴복하지 않았다.
- 주인공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다보니 웃기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키우던 반려견을 섬에 너무 많이 버리고 가서 섬에 사는 주민들이 한집에 몇마리씩 개를 키운다는 뉴스와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사람이 살해당하는 뉴스가 나오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참조:네이버 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4417&cid=43667&categoryId=43667)는 존경할만한 사람인 듯 합니다.
p57
문득 펭귄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그 순간 나는 녀석의 이름을 정했다. 그 이름은 '후안 살바도르 핑귀노(핑귀노는 스페인어로 '펭귄'이라는 뜻- 옮긴이) ' 로 그런 이름의 새라면 샘솟듯 희망이 솟구칠 것만 같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준 순간 평생 지속될 우리의 인연도 시작됐다. 그 순간 펭귄은 나의 펭귄이 됐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든 함께 헤쳐 나갈 친구가 됐다.
- 주인공이 사람이 사는 곳으로부터 수천마일 떨어진 사막에 혼자 조난당한 다음날 아침 양 한마리만 그려달라는 어린왕자를 만나 들었던 많은 어린왕자의 여행 이야기들이 생각납니다. 어린왕자의 별에 있는 바오밥나무 , 화산 , 장미 이야기, 게으름뱅이가 사는 별 이야기, 쥐 한마리만 사는 별의 늙은 왕이야기, 허영심에 빠진 사람의 별 이야기,술마시는 부끄러움을 잊고 싶어서 술을 먹는 주정뱅이의 별 이야기, 54년 동안 계산에 쓸데없이 바쁜 상인의 별 이야기, 무의미한 명령 때문에 1440번의 점등을 반복하고 있는 점등원의 별 이야기, 참~~말 많으신 늙은 지리 학자의 별 이야기, 그중에서도 여우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p115
아르헨티나에 있는 동안 나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개중에는 인플레이션에 적응해서 페론 정부가 고수했던 저리정책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들로 있었다.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몇 년 전에 모기지론을 이용해 샀던 집의 대출 상환금이 이제는 맥주 몇 잔 값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다음달에는 그나마도 또 절반의 가치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내게 자랑스레 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딘가에는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적을 어디엔가 문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요즘 우리나라 경제 정말 걱정입니다.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
p192-193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분위기에서 살다 보니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안전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무엇 하나 신뢰할만 것이 없었다. 상점들은 문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했다. 기차는 다니기도 하고 다니지 않기도 했다. 전기 공급 역시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삼는 상황은 그 시절에 전혀 불합리하지 않았다. 특히 직장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허다했고, 직장에서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자기 보호에 비하면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사벨 페론 정부는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고, 정부의 기본적인 의무와 기능을 다하는 데도 실패했다.
- 맞습니다.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중에 하나가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죠. 그렇지 않다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포기하고 국가에 권력을 이양한 의미가 없게 되는 거죠. 국가가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국민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의무를 게을리하게 될 겁니다.
국가의 안위를 해치는 진짜 공안사범은 김훈의 [남한산성]에서 당시 묘당을 차지한 위정자들 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328
하지만 후안 살바도가 남긴 유산은 절망이 아닌 희망이다. 살아 있는 동안 후안은 분노하고 절망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용기와 낙관적인 생각을 심어줬으며, 위대한 펭귄, 후안 살바도에게 얻은 교훈으로 내 삶 역시 크게 바뀌었다.
- 거의 40년 전에 잠깐 살다가 간 펭귄 한마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감상:
기욤 뮈소의 [지금 이순간]이랑은 분위기가 다르지만 24방위 등대가 주인공에게 던져준 24년간의 이야기에서 느낀 점과 호기심 많고 질문이 많았던 후안 살바도가 자신의 몸과 행동으로 제게 느끼게 하는 점과 일치합니다.
열정을 갖고 항상 지금 이순간에 충실하라는 것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