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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보고서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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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라는 절대적인 공간에서 회상한 ‘당신’의 과거. 소년에서 청년 그리고 대학시절의 당신이 살아온 환경들을 회고하며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 최초의 당신이 언어를 자신만의 세계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들에 둘러싸여 혼란스러워하고 그것을 끝내 인정 할 수밖에 없었던 그 당시의 상황들을 난 이해 할 수 없었다.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았고 당신과 국적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다. 나의 ‘당신’은 전쟁이 이미 한참 전에 끝난 비교적 평화스럽고 살만한 시대였다.

 

 

 

내가 흥미롭게 느낀 당신의 과거는 당신이 기억하는 몇 편의 영화 내용이었다. 줄어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와 탈옥수의 이야기. 당신의 묘사가 너무 정밀하고 흥미로워서 대형 스크린과 풍성하게 들리는 사운드가 없더라도 괜찮았다.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준 편지도 인상적이었다.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치열하게 글을 써내려간 당신의 대학시절. 종종 시에 대한 번역을 해서 그런지 때로는 당신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경제, 사회, 정치적인 고통은 당신의 정신으로 스며들어와 부모님과의 갈등을 빚고 불안정한 생활을 영위하며 글을 써야 했던 당신의 상태를 대변해준다. 그럼에도 당신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고 꽉 붙잡고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하는 당신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과거 친구들보다 게임을 더 좋아한 내가 책과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가진지 얼마나 되었다고 오래 전부터 글을 써온 당신의 생각들과 느낌들을 평가해야만 하다니 난감하다.

 

 

 

나의 과거는 당신의 과거처럼 기억해낼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 기록 될 나의 과거는 미래의 내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당신의 내면 보고서의 끝장이 대학시절이었다면, 나의 내면 보고서의 첫 장은 대학시절부터 시작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낸 세월만큼 시간이 흐른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의 과거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11월17일

솔직히 말하면 여기 있어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지난 몇 년 동안……. 나 자신을 아주 많이 뿌리 뽑아서 환경과 균형을 맞췄어. 무관심해졌고, 더 좋게 표현하자면 차분해진거지. 모든 곳에서는 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어. 중요한 것은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 내면의 명령을 따라 계속 나아가는 것이지. 미국은 마치 감염되어 곪아 가는 상처 같은 곳이야. 문제들로 부풀어 오른 거대한 종기랄까……. 여기 있으니까 정말 흥분돼. -p246-

 

 

 

너는 지하에서 사는 인간들의 태도에 있는 특이한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완전히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어떤 도전이든 다 받아들이고 어떤 결과든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지. 걱정하지도, 흥분하지도, 지루해하지도 않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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