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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 스마트폰 종족을 위한 새로운 학교가 온다
최승복 지음 / 공명 / 2020년 11월
평점 :
학교란 곳에 다닌지 2년이 채 안되서 저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속도가 남달랐던 저는 학교보다 집에 있는 책에서 많은 것을 미리 배웠습니다.
학교의 느린 속도에서 재미를 찾지 못했던 저는 수업에 빠진 채 학교 내의 작은 동물원에서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 있는 책을 모두 읽은 저는 조그만 학교 도서관의 책을 읽기 위해 독서-작문 반에 들어갔고 사생 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기도 했지만 그날 따라 무언가를 강제로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완성을 하지 못한 기억도 있습니다.
드디어 학교를 벗어나 지긋지긋한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해방감도 잠시 사회에서는 새로운 공부가 기다리더군요.
시대를 잘 만난 탓인지, 저에게는 월드 와이드 웹이란 것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던 저에게 컴퓨터, 스마트폰, IT 기기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 월드 와이드 웹의 시초부터 매료되었던 저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지만 저와 같은 과도기에서 빠르게 인터넷 문화를 받아드린 태생부터 포노 사피엔스인 저 같은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학교 시스템에 부적응하고 성적이 좋지 않은 사고 방식이 다른 사람들을 학습 지진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희 세대 이전부터 그러한 사람들은 존재해왔습니다.
중퇴자로 유명한 토마스 에디슨, 스티브 잡스 뿐 아니라 소위 사회 부적응자들 중에 천재적인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서구권에서는 흔히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세대 이전의 전근대적인 학교의 시작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 및 문화가 종이책을 근간으로 하는 인쇄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설명합니다.
코로나 19로 비대면이 New Normal 인 시대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특유의 포노 사피엔스 성향으로 빠르게 새로운 공부 방법에 적응하는 반면 기성 세대는 어리둥절 할 수 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평생 살아온 기성 세대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포노 사피엔스는 사고방식부터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검색엔진 야후와 구글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도서관식 분류와 모든 것이 중심이자 비선형적인 지식 체계인 현 시대의 정보 체계를 비교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통찰력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현업의 교육자가 있다는 것에 우리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성 세대에세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고 변화에 적응 할 수 있는 기회를, 이 땅을 살아가는 포노사페인스 - 연령과 관계없이 이와같은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 - 들이 그들의 뛰어난 능력과 사고의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획일적인 종이책 중심의 사고방식에 적합한 형식으로 이 책은 기성 세대에게 다가가기 쉽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자기 부정의 아이러니를 가진 책으로 완독 후에는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익숙한 세대, 책을 읽지 않는 세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종이책을 동네 도서관에 기증하고 전자책 버전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