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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제작소 - 쇼트 쇼트 퓨처리스틱 노블
오타 다다시 외 지음, 홍성민 옮김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애착을 갖는 대상이 저마다 다릅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동물과 식물과 같은 살아있는 존재를 넘어서 고유한 기억, 추억 등을 가치있는 애착 대상으로 간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래제작소는 최첨단 기술이 조금만 더 발전하면 이루어질 것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미 개발된 기술에 상상력을 더 보태고 나면 10편의 미래 소설은 현실과 같이 다가옵니다.
소설속의 도그컴(Dogcom)을 보면서 어린 시절 처음으로 소유하게 된 컴퓨터를 기억합니다.
시간이 흘러 성능이 떨어지고, 갑자기 동작을 멈춰버렸을 때, 직접 내 손으로 버리고 새 컴퓨터를 가져왔을 때, 알 수 없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 이후에도 사물에 대한 애착과 아련한 감정은 대상을 바꾸었을 뿐, 추억이 담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속성은 그대로입니다.
요즘 세대의 애착 대상은 이 소설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개의 형상을 한 탈 것, SNS 속 아버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디지털 데이터, 이제는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파이더 체어, 아버지의 비극적인 사고를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만든 사고가 절대 나지 않는 교통시스템 등 지극히 인간적이고 개인적이기까지 합니다.
대부분의 SF 소설보다 가까운 미래를 담고 있으면서 영국의 유명 드라마 블랙 미러에서는 근미래 사회의 부조리와 어두움을 다루고 있다면 미래 제작소는 희망과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보여줍니다.
공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인문학을 사랑하는 개인적인 팬심에 가장 적합한 초단편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저마다 나름의 완결성을 가지고 있으며, 반전요소는 있지만 머리아픈 꼬여진 플롯이 아니라 즐겁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었습니다.
한편당 10분 이내로 읽을 수도 있을 만큼 짧지만 그 상상력과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유명한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의 추천사에 의하면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완독해버릴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고 하는데, 제 경우는 한편, 한편 읽고 내용을 곱씹어보고 싶어서 시간을 들여서 읽었으며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역시 dogcom 이며 내 방 한편의 PC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항상 함께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가볍지만 영감을 주는, 때로는 알 수 없는 노스탤지아 및 감동을 주는 10편의 이야기를 꼭 많은 사람들이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우리에겐 이렇게 희망차고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쇼트쇼트 시리즈가 계속 테마를 바꾸어 출간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