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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평점 :
2025년12월25일 📖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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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면, 아오조라 우체국으로." (30~31쪽)
: 49일간의 기적, 못다 한 고백이 배달된다.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 뒤, 남겨진 이들에게 49일 동안만 허락되는 기적이 있다면 어떨까?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은 세상을 떠난 이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판타지 설정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의 가슴 시린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기력한 삶을 버티게 해 준 가수를 잃은 팬부터, 은인을 배신한 남자, 자기 신념을 지키게 해준 할머니, 반려견과 연인을 떠나보낸 이들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이들은 '세상의 마지막 우체국'을 통해 비로소 전해지지 못한 진심을 종이 위에 꾹꾹 눌러 담는다.
이 소설은 사랑하고 의지했던 존재를 떠나 보내고 맞이하는 상실 이후의 삶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편지를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박힌 후회와 죄책감을 씻어내는 치유의 여정을 보여준다.
49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은 우리에게 애도의 유효기간이 아닌, 슬픔을 승화시켜 내일을 살아갈 힘을 만드는 소중한 유예기간임을 역설하며, 관계의 회복과 자기 용서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속의 다섯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소중한 인연들이 겹쳐 보이며 코끝이 찡해진다. 편지는 비록 죽은 이에게 향하지만, 결국 그 편지를 쓰고, 읽고 답을 찾는 과정은 살아있는 나 자신을 향한 위로였다는 사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완벽하지 못한 채 헤어졌더라도,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배웠다.
이별의 문턱에서 길을 잃어 본 적 있는 사람, 혹은 일상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냈던 모든 사람에게, 이 다정한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화려한 풍경보다 더 빛나는 마음의 풍경을 만나고 싶다면, 오늘 밤 이 우체국의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49일간의 기적이 끝나면, 우리의 마음에 파란 하늘이 선물처럼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