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근대 한국의 탄생 대한제국
서영희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5년 3월
평점 :
#2025년3월23일 #도서제공
#근대한국의탄생대한제국
#서영희
#사회평론아카데미
#역사 #대한제국
역사 속에서 대한제국은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였다. 조선과 대한제국, 그리고 일제강점기라는 흐름 속에서 대한제국은 짧은 시간 동안 존재했지만, 그 의미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우리가 대한제국을 떠올릴 때면, 대개 일본의 침략과 국권 상실의 역사로 연결되지만, 그 이전에 대한제국이 이루려했던 노력과 시도들은 잊혀진 채 희미하게만 남아 있을 뿐이다. 대한제국은 과연 어떤 나라였고,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한제국의 역사적 평가는 온전한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근대 한국의 탄생 대한제국》의 첫 장을 펼쳤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대한제국이 경운궁을 중심으로 선포되었으며, ‘대한’이라는 국호와 제국 칭호를 통해 자주 독립국임을 선언하는 과정을 다룬다. 황제 즉위식은 국제사회에 대한제국의 존재를 알리는 중요한 행사였고, 명성황후 국장은 단순한 장례식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민족적 저항과 조선의 자주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려는 정치적 의지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2부에서는 대한제국이 대한국국제를 반포해 근대 주권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태극기·어진·애국가 등의 국가 상징물을 도입하며 국민적 결속을 다졌음을 설명한다. 또한, 경운궁을 확장하고 서양식 건물을 도입하는 등 전통과 근대를 절충하며 도시 개조와 근대화를 추진한 과정도 담겨 있다. 외교적으로는 만국공법을 활용하며 중국 및 유럽 열강과 관계를 맺었고, 고종 즉위 40년 칭경예식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3부에서는 일본의 국권 침탈로 황실 재정이 장악되고 황제권이 해체되었으며, 대한제국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궁궐 훼철과 덕수궁 축소가 이루어진 과정을 다룬다. 비극적으로 대한제국은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대한민국의 근대 국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을 읽으며 대한제국을 단순히 패망의 역사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 한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와 도전의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비록 일본의 침략으로 국권을 빼앗겼지만, 대한제국은 스스로 근대화를 모색했고, 독립국가로서의 길을 개척하려 했다. 그 경험은 훗날 대한민국 건국과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대한제국을 패배의 역사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계승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다. 이 책은 대한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며, 그 시대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