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줍는 아이들 2
로자문드 필처 지음, 구자명 옮김 / 리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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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3월14일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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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20년 만에 재출간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54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BBC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
★ 소설가 구자명의 섬세한 번역




기억은 때로 우리를 붙잡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도 한다. 《조개 줍는 아이들 2》는 1권에서 쌓아온 이야기들을 마무리하며, 결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페넬로프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그녀가 맞닥뜨리는 갈등과 감정은 더 깊어진다.




이야기는 페넬로프와 그녀의 자녀들이 그림 조개 줍는 아이들을 두고 벌이는 갈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중요한 것은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품고 있는 의미다. 가족에게 이 작품은 각기 다른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이는 그것을 재산으로 보고, 어떤 이는 과거의 소중한 기억으로 여긴다. 이 차이가 결국 갈등을 불러온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것은 페넬로프의 태도다. 삶을 살아가면서 그녀는 외로움을 완전히 달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었고, 과거를 정리하며 혼자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그림, 영화, 책, 음악, 정원 가꾸기로 자신을 위로하는 법도 터득했다. 그 모든 것이 그녀가 살아가는 힘이 되었다. 나이가 들고 아픈 곳도 생겼지만,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그녀는 멋있었다. 그런 그녀를 닮고 싶었다.




그녀는 과거에 집착하고 붙잡기보다, 그것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법을 선택한다. 그녀에게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녀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장 뭉클했던 장면은 페넬로프와 도리스의 우정이다. 수십 년이 지나 재회한 순간, 도리스는 말한다. "40년 동안 네가 오길 기다렸어." 그 긴 세월 동안 서로를 잊지 않고 기다려온 우정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기억이 아닐까.




『조개 줍는 아이들 2』는 따뜻하면서도 가슴 저린 이야기다. 하지만 절망적이거나 마냥 슬프지는 않다. 삶이란 결국 수많은 선택과 감정이 얽힌 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 페넬로프와 함께 그녀의 시간을 걸어온 것에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나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떤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것인가?





● 슬픔이란 무거운 짐 같은 것이다. 그래도 가다 보면 그 짐을 길가에 내려놓고 작별할 수가 있다.(21쪽)




● '그것은 좋은 일이었소. 좋은 일이란 사라지지 않는 법이지. 한 사람의 일부로 남아 그 사람의 인격을 이룬다오.(38쪽)




●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은 부모가 자립하는 거야.'(87쪽)




● 세월을 수없이 건너 뛴 지금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떠올려도 더 이상 비통함과 슬픔의 소용돌이가 닥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와의 추억이라도 없었으면 인생이 얼마나 끔찍하게 공허했을 것인가. 사랑했고 그 사랑을 잃었던 것은 아예 사랑하지 않았던 것보다는 나아.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진실이었다.(284쪽)




● 난 너무 오래 슬픔을 안고 살아왔어. 이 세상 무엇도 누구
도 내 외로움을 달랠 수 없었지. 하지만 세월이 흐르다 보
니 과거를 정리할 수 있게 된 거야. 나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지. 꽃을 기르며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그림을 바라보고 음악을 들으며 사는 법을 배웠어. 그런
일들은 은근하지만 힘이 있어. 사람을 든든히 지탱시켜 주
는 놀랄 만한 힘이 있지.(384쪽~ 3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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