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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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은 사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 고유의 시선과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따뜻한 에세이다. 표면의 아름다움이나 본질을 논하기보다, 익숙한 것들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물의 뒷모습을 말하는 것은 사물의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회색의 다채로움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을 잘 드러내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흔히 간과되는 것들의 존재감을 되살린다. 흑과 백 사이의 회색이 만들어내는 경계, 사물의 뒤편에 남겨진 흔적들이 그의 섬세한 시선 아래 새롭게 태어난다. 그는 사물에 깃든 회색조의 미묘한 결을 포착하며, 이를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그의 언어는 낯익은 풍경 속에서도 새로운 결을 발견하게 만든다. 비로소 독자는 '회색의 다채로움'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단순한 묘사에 머물지 않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사물의 그림자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독자의 사유를 자극하며, 익숙했던 것들을 다르게 바라보게 만든다.


책을 읽다 보면 사물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수많은 층위를 품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익숙한 풍경이 낯설어지고, 스쳐 지나던 순간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사물과 삶의 이면을 탐구하는 이들에게 조용한 깨달음을 선물한다. 익숙한 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사소한 것들이 의미를 갖는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우아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자.




● 사물의 뒷모습을 말하는 것은 사물의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회색의 다채로움을 말하는 것이다.(5쪽)



● 나무가 여름내 펼쳤던 잎사귀들을 놓아주는 계절, 나무는 제자리에 남고, 마른 잎들이 인적 없는 거리를 미친 듯 질주하는 겨울 아침이다.(100쪽)



● 그래도 당신의 삶은 허행이 아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이 떠난 뒤에 나는 홀로 서야 했고 세상이 어떤 곳인지 배워야 했다. 그 상실과 좌절이 나를 키웠고, 그렇게 당신을 닮아가는 나의 삶이 시작되었다.(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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