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산책 - 사유하는 방랑자 헤르만 헤세의 여행 철학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편역 / 지콜론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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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인 헤르만 헤세를 색깔로 표현하라고 하면 블루가 떠오른다. 그의 작품 『데미안』은 어둡고 깊은 내면의 갈등과 성장을 담고 있어 다크 블루가, 『유리알 유희』는 지적 탐구와 사색의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미드나잇 블루가 떠오른다. 『싯다르타』는 영적 깨달음과 평온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 차분하고 맑은 세렌 블루가 어울린다. 이처럼 블루는 헤세의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해한 산책》의 표지도 블루톤이어서 더욱 끌렸다. 어쩌면 편집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오래도록 동경하고 꿈꿔왔던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사유를 기록으로 담아낸 여행 에세이다. 피렌체, 라벤나, 베네치아 등 다양한 도시를 거치며 미술관, 성당, 박물관을 방문해 예술을 감상하고, 그곳에서 받은 감동과 깨달음을 기록한다. 헤세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과 감정을 진솔하게 전해준다.

특히 헤세가 베네치아에서 현지인처럼 살아가며 일상을 경험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그가 낮에는 굴잡이 배에 누워 시간을 보내고, 현지 음식을 먹으며 그곳의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모습은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다. 일상 속에서 벗어나 현지에 녹아드는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는 부분이다. 헤세가 베네치아를 정말 사랑했다는 것이 그대로 전해졌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반복적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헤세와 떠나는 여행을 상상하며 마음의 여정을 떠났다. 그의 섬세한 문체는 그의 발걸음을 함께 따라가게 하고, 그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며, 내면에 여유와 평온함을 안겨 주었다.

헤세는 이 책을 통해 여행지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사색과 철학의 시간을 선사한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감성적이고 사색적인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며, 마음의 쉼표를 제공해 준다. 가을에 읽으면 더 좋은, 이탈리아를 꿈꾸게 하는, 헤세를 더욱 사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독서 내내 "무해한 헤세"를 만나보길 추천한다. 헤세의 글은 언제나 따뜻한 울림을 주니까.




● 낯선 풍경과 도시에서 단순히 유명하고 눈에 띄는 것만을 좇지 않고, 본질적이고 깊은 것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는 대부분 우연한 일들, 사소한 것들이 특별한 빛을 발하게 된다.(178쪽)



● 시간이 아무리 많은 것을 앗아가고, 우리가 아무리 나이 들어 지치고 약해진다 해도, 여행을 통해 얻는 그 경험은 결코 그 빛을 잃지 않으리라. 10년, 20년 후에 내가 지금과 다른 관점과 다른 경험, 다른 삶의 감각으로 세상을 여행하더라도, 그 경험은 결국 오늘날과 같은 의미를 지닐 것이다.(238쪽~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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