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외젠 들라크루아 그림, 안인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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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20대 초에 쓰고 83세로 생을 마감하기 1년 전에 완성했다는 《파우스트》를 '현대 지성 클래식'으로 만났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부담을 느꼈지만 옮긴이의 친절한 각주와 해제, 줄거리를 통해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해제에 작품 해설과 전체 구조, 작업 과정을 담아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독자의 부담을 덜어 준다. 또 이야기의 줄거리를 통해서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이렇게 친절한 파우스트가 있을까? 방대한 이야기에 걱정을 했었는데 작품 속 배경을 친절한 설명과 섬세한 해석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도 거장들의 컬러 명화와 무삭제 완역본이라는 점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러 출판사의 파우스트 중에서 고민 없이 추천할 수 있겠다. 이 정도 퀄리티에 책 가격까지 좋아 만족스럽다. 앞으로 '현대 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믿고 선택해도 되겠다.

주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메피스토)는 인간 파우스트를 놓고 내기를 한다. 주님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기 마련이지."(28쪽), "좋은 인간은 어두운 충동에서도 올바른 길을 잘 아는구나."(30쪽)라고 말하며 노력하는 인간의 의지를 믿는다. 반면 메피스토는 인간의 이성은 불필요한 것이라며 쾌락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자신한다.

파우스트는 오랜 시간 공부를 했지만 지식의 한계를 느끼고 괴로워한다. 그때 메피스토가 다가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지적 탐구와 진리의 본질에 늘 목말라하는 파우스트는 사후 영혼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다. 파우스트가 "멈추어라! 너는 그토록 아름다우니!"(100쪽)라고 말하면 계약은 종료되고 악마의 승리가 된다. 이렇게 둘의 위험한 동행이 시작되었다.

1부에서는 파우스트는 젊음을 돌려받고 순수한 처녀 마르가레테(그레트헨)의 육체를 탐하고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레트헨은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 아기까지 죽인다. 감옥에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그레트헨은 하늘의 천사에게 구원을 받는다.

2부에서는 중세 황제의 재정 위기를 해결해 주고 인조인간 호문쿨루스의 도움으로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헬레나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며 새로운 인생 여정을 보여 준다. 마지막에는 간척 사업까지 확장하며 권력과 지배의 욕심에 노부부의 죽음까지 불사하며 자신의 삶을 탐욕스럽게 채운다. 메피스토를 통해서 쾌락과 경험을 얻지만 내적으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공허함뿐이다. 근심의 입김에 눈이 먼 말년에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사람들과 함께 서고 싶다!'(620쪽)라고, 완성된 간척지 생각으로 만족해하며 죽음을 맞는다. 마지막엔 하늘의 부름으로 파우스트는 구원을 받는다.

파우스트를 통해 지식과 경험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중세 대학의 모든 과목을 섭렵하고 마법까지 공부한 학자였지만 결국은 채워지지 않는 지식의 갈증만 증폭시켰다. 지식을 책으로만 배우고 경험하지 못하니 만족을 몰랐을 것이다. 결국 파멸에 이르게 했다.

나라면 메피스토의 제안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원하는 것이 강할수록 거절은 더 힘든 일이다. 악마의 유혹이 아니라도 우리는 수없이 많은 유혹을 만나게 된다. 그 유혹 앞에서 현명하게 대체하는 내가 되려면 지적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그에 호응하는 경험들을 쌓아야 한다.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아성찰도 필요하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기 마련이지.",
"좋은 인간은 어두운 충동에서도 올바른 길을 잘 아는구나."
두 문장이 이 책의 주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주제다. 인간은 수없이 헤매고 아픔과 절망을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향해 노력하며, 좀 더 나은 자아를 찾고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올바른 길로 가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야말로 구원의 길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작품은 인간 탐욕과 진리 탐구, 지식과 경험의 중요성,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가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독자가 깊이 사유하고 사색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된다.



● 주님 비록 그는 지금 혼란에 빠진 채로 내게 봉사하고 있으나 나는 머지않아 그를 명료합으로 이끝 것이다.(28쪽)


● 주님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기 마련이지.(28쪽)


● 주님 "좋은 인간은 어두운 충동에서도 올바른 길을 잘 아는구나" (30쪽)


● 파우스트 내가 순간을 항해 "멈추어라! 너는 그토록 아름다우니!"라고 말한다면 너는 나를 사슬로 묶어도 좋다. 내 기꺼이 몰락하리라!(100쪽)


● 메피스토펠레스 시간을 잘 활용하게. 쏜살같이 흘러가거든. 하지만 질서가 시간 얻는 법을 가르쳐줄 거야.(110쪽)


● 점성가 가치는 적는데, 무게는 무거워요.(289쪽)


● 황제 어두운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가치 있는 것은 환하게 드러나야지(292쪽)


● 파우스트 상상력이 가장 높은 날개를 달고 열심히 노력해도 충분치 못합니다. 하지만 정말 깊이 바라보는 정신들은 무한한 것을 향한 끝없는 믿음을 지닙니다.(345쪽)


● 파우스트 낮이 우리에게 명료하고 이성적으로 웃어도 밤은 우리를 꿈의 허상으로 끌어들인다.(613쪽)


● 파우스트 나는 단지 세상을 달려왔을 뿐, 모든 욕망의 머리카락을 잡았지. 내게서 달아난 던 가도록 버려두었다. 나는 오로지 욕망했고, 오로지 실행했으며, 다시 소망하고, 그렇게 힘으로 내 삶을 헤치며 통과했다. 처음에는 위대하고 강력했지. 하지만 이젠 현명하게, 신중하게 해나간다.(614쪽)


● 파우스트 옳다, 이 구상에 온전히 나를 바쳤으니, 지혜의 마지막 결론은 이렇다. 날마다 자유와 삶을 정복해야 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6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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