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어느작가의오후
#F스콧피츠제럴드
#무라카미하루키_엮음
#인플루엔셜
#피츠제럴드후기작품집
#추천


《어느 작가의 오후》는 2019년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편집하고 번역해 화제가 된 도서로, 피츠제럴드의 작가 활동 후기에 속하는 단편 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을 담았다.

제목이 마음에 든다. 궁금증을 유발하고 기대감도 상승시킨다. 단편도 기대가 되지만 소설가 쓴 에세이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또,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번역했다는 점이 이 책을 더 기대하게 했다.

목차 13편의 제목 하나하나가 다 궁금했다. 본문을 읽기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책과 피츠제럴드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준다. 설명을 듣고 책을 읽으니 도움이 된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이 책의 전체 제목이 된 '어느 작가의 오후'였다.

<어느 작가의 오후>
아침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일어나 우편물을 확인한 다음 아침 식사를 하는 남자. 직업은 작가이다. 잡지에 실을 단편소설의 중간 부분이 너무 빈약하다는 문제 때문이라도 외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는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그은 좋은 구절은 파일에 넣고 나머지 글들은 찢어서 휴지통에 버린다. 그리고 외출을 한다.

써야 하는 단편소설이 있지만 전혀 급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여유로워 보인다. 글을 읽다 보니 조급함은 사라지고 '그래 급할 거 없잖아. 어차피 남아있는 오후가 있잖아.'라며 작가의 편을 들게 된다.

● 자신의 아파트 창문을 올려다본다. '성공한 작가가 사는 곳인가.' 그는 중얼거렸다.'그는 저곳에서 어떤 놀라운 작품들을 쓱쓱 써내고 있는지 궁금하군.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야. 그저 연필과 종이만 가지고 앉으면 되니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가서 일할 수 있고.'(211쪽)

자신의 집을 올려다보며 하는 중얼거림은 자신에게 어떤 글이든 다 쓸 수 있다고 힘을 주는 말처럼 읽혔다. 분명 그는 집에 들어가서 멋지게 소설을 마무리 했을 것이다.

이 단편은 한 작가가 늦은 아침에 일어나 오후에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았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다가 보면 만나게 되는 작품 속 작가의 심리와 상황을 잔잔하게 묘사한 작품이라 읽는 재미가 있다.

책 속 작품들의 문체가 화려하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과하지 않는 묘사들로 담백하고 자연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글이다. 그래서 끌리고 좋았다. 피츠제럴드의 글이 더 궁금해졌다.

한 작가의 글을 여러 편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고 편안하게 읽혀서 또 한 번 좋았다. 작가의 시선으로 미국의 1930년의 시대적 배경을 엿볼 수 있고 작가의 생각도 읽을 수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작가 피츠제럴드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 그는 모든 것을 넘어선, 자신의 슬픔조차 넘어선 어떤 느낌에빠져들었다.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손에 내맡겨진 듯한, 편안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감각을 느꼈다.(108쪽)


● 다시 인생에는 다양한 형태로 찾아오는 공격이 있다는 나의 명제로 돌아가, 내가 망가졌다는 자각은 타격과 동시에 온 것이 아니라 유예기간을 두고 나중에 찾아왔다.(306쪽-307쪽)


● 겨울의 끝 무렵에 다시 쓸 거리가 없는 시기가 찾아왔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재충전의 시간이기도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미국인들의 삶의 새로운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349쪽)


● 인생이 낭만적인 것이라는 믿음이야말로 너무 이른 시기에 거 둔 성공의 대가이다.(35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