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는 믿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5
정재율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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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처음 온 것도 아니고 늘 우리가 먹던 음식인데
사진을 또 찍어?"
"장소와 음식은 똑같을지 몰라도 그날의 감정과 느낌이,
마음이 다르잖아. 그래서 똑같은 것은 결코 없어."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나는, 누구를 만나든 늘 사진으로 남긴다. 단, 사람은 찍지 않는다. 왜일까?
난 사람보다는 주변의 풍경에 더 관심이 많다. 모든 걸 주변의 물건이나 분위기로 그날을 기억하는 걸 좋아한다. 카카오스토리에 비공개 계정으로 사진 기록을 오랫동안 남기고 있다.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 사진을 보면 그날의 감정들이 생생하게 다 느껴진다. 사람이 없는 사진에게서.

〔온다는 믿음〕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사진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시인의 시와 함께 '필름 카메라-사진' 에세이 한 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나처럼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집에 처음 방문한 친구들을 찍고 인화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한다고 한다. 받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사진 한 장으로 그날의 기억을 소환하며 더 풍성한 시간으로 만들어 줄 것 같아서.

시인의 글을 읽으면서 필름 카메라가 그리워졌다. 바로 확인할 수 없어서 여러 장을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것 역시 즐거움이다. 어떻게 나왔을까를 상상하게 하고 궁금해했던 그 시간이 그립다. 아빠가 찍어 준 오래된 사진이 요즘은 쉽게 복원도 가능하지만 난 그 낡음이 좋다. 세월의 흔적에 언젠가는 퇴화되더라도 그때의 행복했던 감정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슬픈 일은 아닐 거라는 믿음이 있다.

'사진도 좋은 반려'가 될 수 있다는 시인의 생각에 두 손들어 동의한다. 오늘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열정이 영원히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이 좋아서 모든 문장을 다 필사하고 싶다.
뭘 망설여?
그럼 해야지🤗



● "그래 뭐든 잘 담아봐라, 이게 다 추억이다."(91쪽)


● 웃고 있는 친구들이 카메라 속에 담긴 것처럼 사진을 찍을 때 느꼈던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건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93쪽)


● 사실 책은 책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큰 위안을 준다. 정리하다 보면 정말 이 책들을 언제 다 읽지? 생각하게 되지만 분명 언젠가는 다 읽으리라 다짐하면서 책장에 책들을 꽃아 넣는다.(97쪽)


● 사진은 프레임 속의 과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그 과거와 현재의 순간이 겹쳐지는 것이 좋다.(98쪽)


● 좋아하는 것을 오래 좋아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101쪽)




#시인처럼생각하기 #시로물들인하루 #사진 #추억담기 #좋아하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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