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박물관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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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인상적이다. 얼굴 없는 표지가 무섭지가 않다. 화려한 구슬은 속마음을 감춘, 여러 다양한 인간의 감춰진 얼굴일까?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 이 책은 내가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탐구하여 쓴 글들이다. 실제로 난 인간을 좋아한다. (중략) 읽은 동안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를, 내가 글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과 같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책 뒷면의 『작가의 말』이 좋았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됐다. 총 25편의 이야기로 마음이 움직이기도 전에 작가의 말에 벌써 마음이 동했다.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인간을 좋아하는 작가가 쓴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질 것이 분명했다.


<자살하러 가는 길에>
음주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남자. 가해자가 교도소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자신도 자살하려고 부산 태종대 자살 바위로 떠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에 3번의 실수를 한다. 그때마다 자신이 아닌 상대에게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미. 안. 합. 니. 다. 라는 다섯 글자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쉽게 쓰는 흔한 단어.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단어일 수도 있다. 그 단어로 다시 살게 할 수도 있으니까. 진심이 담긴 그 한마디가 갖는 힘을 이 짧은 글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미안합니다."라는 누군가를 다시 살리는 말이었다.


<친구>
수정이와 주연이는 대학 4년 내내 단짝 친구였다. 졸업할 때쯤 취업, 연애 등으로 서로 바빠서 사이가 소원해졌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주연이는 결혼을 앞두고 수정이가 많이 생각났다. 하지만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반전, 40년이 지났고 치매를 앓고 있는 주연이가 수정이를 기억하고 생각하며 그리워한 이야기였다. 또, 긴 세월이 흘렀지만 수정이를 보러 와준 주연이의 이야기였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너무 슬퍼서 펑펑 울었다. 친구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주는 좋은 것 중에 하나가 나의 예쁜 날에도, 나쁜 날에도 함께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는 소중하다. 주연이와 수정이의 우정이 오래, 좀 더 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

짧은 글이지만 그 한 편 한 편이 모두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 사람이 바탕이 된 진솔된 이야기가 우리를 가슴 뭉클하게 한다. 따뜻함으로 온전히 감싸는 다정함을 건넨다. 지금 울적하거나 허전한 마음이 드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비어진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고, 마음의 온도를 한 단계 높여줄 따뜻한 책이 되리라고 믿는다.


● "저 오만한 인간들은 언젠가 결국 신을 잊어버릴 것입니다."
"그럴 일은 없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항성 씩이 심겨 있다. 가만히 두어도 그들 스스로 신을 찾는다."
(인간은 언제 신을 믿는가, 199쪽)


● 녀석아, 가끔은 커튼을 치고 세상을 좀 봐라. 그 정도 용기만 있어도 네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다.
(커튼 너머의 세상, 208쪽)

● 힘내란 말은 여러모로 최악입니다. '안녕하세요'란 말이 정말 안녕한지 궁금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원래 인사말이라서 하는 말인 것처럼, 힘내란 말도 원래 힘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서 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위로가 힘든 사람에게, 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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